2020년 지상파 UHD 방송 정책방안 협의체에 바란다

[사설] 2020년 지상파 UHD 방송 정책방안 협의체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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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이상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8일에 있었던 제63차 회의에서 지상파방송 광고 시장 침체와 방송사의 경영악화 등 정책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지상파 UHD 방송 정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상파 UHD 방송 활성화를 위해 방송사, 가전사,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공동으로 구성하여 운영하고 새로운 ‘지상파 UHD 방송 정책 방안’을 2020년 7월까지 수립하기로 했다.

이 새로운 정책 방안이 수립되기 전까지 적용될 경과조치로 광역시권 사업자에게 부가된 2020년 UHD 의무편성비율을 25%에서 20%로 조정하였고, 2020~2021년으로 계획했던 시군지역의 지상파 UHD 방송 도입 일정은 새로운 정책 방안에 따르기로 했다. 정책이 한 번 정해졌다고 해서 변화하는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것을 뚝심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부 당국이 더 늦기 전에 정책 재검토에 착수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새로운 정책 방안의 목표가 지상파 UHD 방송의 도입 일정을 조정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지상파 UHD 본방송은 2017년 5월에 시작되었으나 그보다 앞선 2014년에 이미 지상파 방송사들은 인천 아시안게임을 UHD로 생중계하는 데 성공했었다. 당시 UHD 생중계를 위해 사용된 ‘잠정표준’은 유럽식 전송방식(DVB-T2)을 기반으로 한 것이었고 시장에는 이미 UHD TV가 판매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2016년에 지상파 UHD 방송 표준을 미국의 ATSC 3.0 기반으로 새롭게 제정하고 국가표준으로 채택한 이유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재난방송의 필요성이다. 2014년의 잠정표준에 대해 제기된 주요 의견 중 하나는 재난방송의 부재였으며, ATSC 3.0 표준은 재난 발생 시 꺼져 있는 수신기의 전원을 켤 수도 있고 인터넷을 통해 상세한 재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둘째, ATSC 3.0은 주파수 이용 효율이 높고 여러 가지 전송모드를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수신 환경에서 유용하다. 셋째, ATSC 3.0은 인터넷 프로토콜(IP)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인터넷과 연동된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유리하다.

표준을 변경하면서까지 2016년 이전에 UHD TV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TV 시청을 불편하게 만들고, UHD TV를 판매한 가전사에는 사후 서비스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게 만들었던 이유가 더 나은 화질 때문이 아니었다는 것은 새롭게 수립할 지상파 UHD 정책 방안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년에 만든 지상파 UHD 정책 방안의 수립 배경에는 ‘지상파방송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시청자 복지를 제고하고 차세대 방송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 및 제도 개선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되어 있다. 올해 새로운 정책 방안이 만들어지더라도 그 수립 배경은 2015년의 그것에 절박함이 더해질 뿐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방송 산업 활성화를 위해 새롭게 구성될 협의체에서 실질적인 지원책과 제도 개선이 논의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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