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의 주인은 국민이다

[사설] 전파의 주인은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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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박재현 방송기술저널 편집주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5세대(이하 5G) 이동통신 주파수 추가 확보․공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전문가 작업반을 운영한다고 뒤늦게 밝혔다. 현재 이동통신용으로 확보된 700MHz, 2.3GHz, 2.5GHz 대역 주파수 외에 추가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과기정통부는 추가 주파수 대역으로 검토 중인 3.42~4.2GHz 대역 중 3.42~3.7GHz 대역은 이미 이동통신사에 할당했으며, 나머지 대역에 대해서도 통신사에 추가 할당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현재 검토 중인 주파수 대역이 엄연히 방송용으로 쓰이고 있는 대역이라는 점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방송사가 해외 콘텐츠 수급 및 서비스를 위해 비용을 지불해가며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 C Band(3.6~4.2)와 거의 정확하게 겹친다는 것이다.

방송사들은 이 대역을 통해, 로이터, CNN, NHK, CCTV 등 해외 메이저 방송사의 자료를 매일 받아서 방송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국제사회에서의 정치적, 외교적 이슈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해외 자료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대역에 대한 침해는 단순히 주파수 할당의 문제로만 보이지 않는다.

이러함에도 정부와 통신사는 방송사에 아무런 예고도 없이 5G 서비스에 대한 시험 운영을 강행했고, 이로 인해 해당 대역에 포함된 조선중앙TV를 공급받는 대역에 간섭이 발생한 바 있다. 북미회담을 앞두고 전 국민이 북한의 소식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와중에 벌어진 상황이라고 하니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필터를 설치해 당장의 대참사는 면했지만, 향후 정부의 계획대로 주파수 할당이 방송사의 참여 없이 이뤄진다면 방송사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고 이는 곧바로 시청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주파수 할당을 신청하는 주체는 주파수 혼․간섭에 대비한 해결 방안 또는 이를 회피할 수 있는 망 구축 계획을 ‘주파수 이용계획서’에 제시해야 하고, 정부는 이를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 즉, 그 주체는 간섭 우려를 완전히 제거해야 할 의무가 있고 정부는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해당 대역폭을 배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기본이다. 무엇이 급해서 기본을 무시하면서까지 급하게 진행하고 있는가?

정부는 당장 정부 관계자와 이동통신사만 참여한 현재의 주파수 할당 프로세스를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대자본이 간과했던 전파에 관한 가장 중요한 가치인 공공성의 측면에서 원점에서부터 면밀한 재검토를 해나가길 바란다.

전파의 주인은 정부나 대자본이 아니라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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