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의 국정감사가 국민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설] 이런 식의 국정감사가 국민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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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이종하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 “국회의 국정감사는 국정운영 전반에 관하여 그 실태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입법 활동과 예산 심사를 위해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획득하며, 나아가 국정에 대한 감시·비판을 통하여 잘못된 부분을 적발·시정함으로써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대표적 기능인 입법 기능·예산 심사 기능 및 국정 통제 기능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그 제도적 의의가 있다.” (국회 국정감사정보 페이지, 국정감사제도 소개)

개천절 다음 날인 10월 4일부터 24일까지 3주 일정으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정권이 바뀌고 거대 양당이 야당에서 여당으로, 여당에서 야당으로 서로의 자리를 바꾸며 정치적인 대립이 격화된 상황 속에서 21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위 원구성이 늦어진 이유도 있겠지만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정기회 기간에 국정감사를 실시하게 되었다.

이번 국감에서 국회의원, 피감 기관장, 증인들의 국감에 임하는 자세와 준비 상황을 속단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보이는 국감 현장의 모습은 국민에게 정치에 대한 실망감과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을 심어주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자극적인 모습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쉽다는 이유로, 다양한 언론과 인터넷 매체가 앞다투어 흥미 위주의 보도를 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막말과 고성, 퇴장과 정회, 이유를 알 수 없는 질책(?)의 상황이 이번 국감에서도 자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각 상임위에서 벌어진 정쟁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으며, 국정감사를 통해 정책 대안을 찾아가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국감을 정기회 기간까지 사용하며 진행하는 것이 과연 국민에게 무슨 이득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드문 경우이긴 해도 국감을 통해 당시까지 많은 사람이 인지하지 못했던 문제점과 새로운 정책 그리고 올바른 정보의 공유를 통해 국민에게 가슴 시원함을 안겨주었던 의원들도 분명히 있었겠지만, 최근 들어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국정을 감사하거나 특정한 국민의 관심사와 현안에 대해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여 국정감사가 이루어져야만 한다면, 그러한 국정감사가 될 수 있도록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며, 철저한 준비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은 국회의원 개인이 하고 싶은 말만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국민이 궁금해했던 것을 종합한 정리된 질의와 그에 맞는 피감기관과 증인들의 정직한 대답이 궁금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필요한 법안을 고민하고 올바른 예산 심사를 할 수 있는 시발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여 지금보다는 좀 더 바른 사회가 만들어지길 바라는 것이다.

그 기간이 짧다면 굳이 30일이라는 한정을 둘 필요는 없을 것이다. (국정감사의 시기는 “매년 정기회 집회일 이전에 감사 시작일로부터 3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서 실시”, “다만, 본회의 의결로 정기회 기간에 감사 실시 가능” – 국정감사제도 소개) 필요한 시기에 국정운영기관과 증인을 불러 법적인 효력의 답변을 통해 다양한 관심사나 사회현상 등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면 될 것이다. 이 방법이 한 번에 많은 내용을 심사하는 현재의 국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박 겉핥기’의 문제를 조금은 줄일 수 있을 것이고, 최근 발생했던 판교데이터센터 화재와 같이 국감 기간 발생한 새로운 관심사로 인해 국감계획서에는 있었으나 시간적인 제한으로 누락되는 사안과 국감 준비를 위해 할애한 노력을 헛되게 하는 비효율적인 상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맹탕국감이라는 오명을 언제까지 가져갈지에 대한 고민을 시민단체가 아닌 국회에서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더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진 국정감사를 과연 국회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궁금하다. 국정감사가 그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단지 각 당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벤트로 변질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