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의 외연은 다양하고 넓다!

[사설] 방송기술의 외연은 다양하고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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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원충호 전 SBS 기술팀 팀장/강원대학교 교수] 지면을 통해 재직 중인 방송기술인 후배들을 만나게 돼 어떤 이야기를 할까 생각해 본 결과 솔직한 마음으로 이야기하는 게 후배들을 존중하는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년퇴임은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 그동안 묶여왔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제2의 산뜻한 새로운 인생 출발, 여유 속에 가치를 생각하며 놀고 즐길 수 있는 삶 등 긍정 속에서 정년을 바라보았지만 58세 정년 후 5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보면 모두가 다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긍정과 그렇지 않음이 반반인 이유에서다.

하지만 아라뱃길, 보라매공원, 행사 등에서 가끔 연주도 하고, 자주는 못가지만 가끔 친구들, 선후배들, 사회 지인들과 나가는 운동도 재미있고 즐겁다.

그러나 아직도 사회에서 주어지는 작지만 방송기술인으로서 역할을 요구받는 사항들이 많아지고 백수가 더 바쁘다는 말만큼이나 지금도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있다.

전임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대우받는 강의 전담 교수, 중견 엔지니어링 회사 소속으로 틈틈이 나가며, 제도 속내의 중소기업 컨설팅, 제품 심사, 과제 평가와 규격 심의, 직무, 자격, 인적 자원 개발과 이를 통해 학생과 직장을 연결하는 활동 등 나름대로 퇴직 후 요구받는 역할을 게을리하지 못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사회 이름으로 제도적인 입법도 지원하며 최근에는 공단의 중소기업 NCS 기반 컨설팅, 공사협회의 정보통신 영역과 소방 영역과의 공종충돌 분석 및 개선용역도 할 수 없이 떠맡게 돼 지금 고생 중이다.

이는 결코 나를 소개하고자 함이 아니며 더구나 자랑은 더더욱 아니다. 나를 자랑할 나이는 이미 훨씬 전에 지났다. 요점은 퇴직 후에도 방송기술인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책무는 생각에 따라서 너무 크고 넓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이러한 방송사 외부의 사회적 요구는 순기능 성격으로서 외면할 수 없으며, 봉사하고 책임을 다하는 의미에서 이에 순응하는 것이 방송사를 정년퇴직한 방송기술인의 도리가 아닌가 생각하고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가까이 프로그램 제작과 송출, 전송, 송신의 체계 속에서 UHD TV와 5G, AI와 빅데이터, 소셜미디어 사업 등 주류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주류와 더불어 밖에서 요구받는 방송통신 기술의 외연은 매우 넓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그래서 현직의 방송기술인들도 잠시 시야를 돌려 밖에서 요구받는 방송기술인의 책무가 무엇인가 잠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방송사 내부를 조금 벗어나 시야를 돌려보면 방송기술과 연관된 일들이 외부에 참으로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다. 최근에 관심이 급증하는 스마트시티, 공항, 철도, 항만, 건물 등 대형 프로젝트에 반드시 반영돼야 하는 방송통신 관련 기술, IoT와 CCTV에 기반을 둔 각종 플랫폼 및 서비스, 교통 분야에서 필요한 ITS, 일정 규모 이상 모든 건물 내에 반드시 설치돼야 하는 재난방송 설비, 지자체에서 인기리에 설치되는 마을방송, 경보방송, 급부상한 원격 강의, 누구나 이야기하는 소셜미디어, 수많은 공공 및 민간 프로젝트의 방송통신 기술자의 설계, 시공, 감리, 특허, NET, NEP 등 다양하다.

준비도 없이 정년퇴직을 하고 나오면서 처음 느낀 생각은 부족한 나의 역량이었다. 생각 외로 외부에서 부딪치는 부족함은 매우 크다. 깊지는 않더라도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기술, 마이크로프로세서, 통합 감시나 제어 관련 요소기술, 심지어 회의 때 무색하지 않을 정도의 어학 등 모두 새로 배워야 할 과정의 연속이었음을 나의 사례로 이야기하고 싶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느끼는 부족함은 배로 커지는 것 같다. 어쩌면 인생의 중후반을 지내면서 차고 넘치는 삶이라는 가치가 더욱 소중해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방송사에 근무하며 수십 년간 체험하고 쌓아온 노하우를 방송기술을 필요로 하는 이 사회에 되돌려 주는 역할을 하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굳이 방송기술 분야가 아니더라도 정년 이후에 하고자 하는 것 있다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돼 기쁨과 보람, 즐거움 속에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준비를 서서히 구체적으로 시작해 보면 어떨까? 시간이 있을 때 무엇이든 준비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후배들에게 감히 권고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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