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할 것”

김재철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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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MBC 사장이 방송문화진흥회 임시이사회에서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계획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이하 MBC 노조)가 17일 발행한 <비대위특보 173호>에 따르면 김 사장은 어제 출석한 방문진 임시이사회 자리에서 ‘MBC 주식 상장과 매각이 곧 민영화가 아니냐’는 방문진 이사들의 질문에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을 추진하려고 한 것은 민영화가 아니라 구조 개선일 뿐”이라고 답한 뒤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드러났으니 앞으로는 좀 더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국민들의 의견수렴을 거쳐서 진행하겠다고”고 말했다. 하지만 ‘지분 매각 계획을 철회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끝까지 답을 하지 않아 지분 매각 계획을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

김 사장은 또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과 김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이 나는 대화 내용, 즉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과 매각 대금의 부산지역 살포 등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 내용을 두고서는 “이진숙이 회사의 확정된 안을 갖고 정수장학회와 상의한 게 아니라 아이디어를 건네는 차원에서 얘기해 본 것이고, 당시 자신은 베트남 일정이 바빠서 상세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이 본부장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

하지만 MBC 노조는 “당시 대화록을 보면 최 이사장은 MBC 지분 매각을 생각지 않고 있었는데 이 계획을 서둘러 발표하도록 유도한 사람은 김 사장임이 최 이사장의 진술을 통해서 명백히 드러나 있다”며 김 사장의 이 같은 답변에 반박했다.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은 이날 김 사장으로부터 사전에 민영화에 대한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거듭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사장은 “대주주인 방문진과 사전 협의 없이 정수장학회 측과 지분 매각 문제를 논의한 것은 잘못됐다”며 사과했으나 동시에 “민영화 계획이 아직 아이디어 차원이어서 사전에 협의하지 못했다”고 둘러댔다고 한다.

결국 임시이사회는 아무런 성과물 없이 끝났다. 이에 MBC 노조는 “방문진은 김재철의 거짓말을 들어주는 것으로 이사회를 마무리지었다”며 “방문진 차원에서 대국민 사과를 할 생각도, 김재철에게 어떻게 책임을 물을지에 대해서도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고 책임을 물었다. MBC 노조는 이어 “김재철이 ‘지배구조개선’이라는 명목 하에 민영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란 방침에 대해서도 명확한 제지를 하지 않았는데 도대체 방문진은 무엇을 하는 기관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방문진은 오는 25일 정기이사회를 앞두고 있어 이번 정기이사회에서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