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tal Production Control System 전문가 양성과정 교육 후기

[기고] Total Production Control System 전문가 양성과정 교육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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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최기호 KBS 보도기술국 차장] ♦ 당신에게 자동화는 어떤 의미입니까?

들어는 봤을 거다. 방송엔지니어라면 한 번쯤은. ‘APC(Automated Production Control)’. 무슨 생각이 먼저 드는가? 일단 저 ‘Automated’가 좀 거슬린다. 자동화라… 그동안의 경험과 기억을 되짚어 보면 자동화의 결과가 검증되면 무인화로, 인력 감축으로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안 좋은 면이 있으면 좋은 면도 있듯이 자동화로 인해 좋았던 경험도 분명히 있기는 하다.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업무나 프로세스를 자동화한 경우가 그렇다. 특별한 변화 없이 거의 매일 반복되는 그런 류의 업무 등은 자동화를 도입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방송기술 관련 전시회나 토픽을 접하다 보면 등장하는 이 자동제작제어(APC) 시스템에 대한 방송기술교육원의 교육이 있는걸 알고 교육 소개와 교육 목적에 나와 있는 ‘북미의 방송국 구조에서 많이 사용되는 APC시스템은 방송 제작에 필요한 일부 또는 모든 장비를 제어할 수 있고, 여기에는 switcher, audio mixer, server, router, virtual set, multi-viewer, 자막기, 카메라와 조명 등에 이르기까지 제어가 되는 모든 장비가 포합됩니다. (중략) APC시스템의 전반적 이해를 돕고 관련 전문가를 양성하고자 합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2020년에 APC시스템이 가지는 ‘가능성’과 그 ‘한계’를 알고 싶어서 교육에 지원하였고 운 좋게도 기회가 생겼다.

교육 장소는 인천 송도에 위치한 인천글로벌캠퍼스 대학언론방송국 스튜디오다. 대학 방송국에 APC 시스템 중 하나인 ROSS사의 Overdrive가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었다. 교육 일정은 총 5일간이며 교육생은 7명. 교육 진행 방식은 싱가포르에서 ROSS사 엔지니어가 원격 화상으로 강의를 하고, 교육장에선 Asia Sales Group Technical Specialist인 김형우 강사가 통역 겸 보조 강의를 진행하였다.

방송 스튜디오는 주요 장비가 모두 ROSS사의 제품으로 구축되어 있었다. 방송 제작 시스템을 하나의 제조사 제품으로 모두 구축할 수 있다면 많은 번거로운 작업과 고민을 줄일 수 있다. 장비 간의 정합은 이미 검증되어 있고 시스템이 추구하는 정확한 솔루션도 이미 존재하므로 도입하여 잘 꾸미기만 하면 된다.

♦ 강의 첫날 생각이 바뀌다

첫날 강의는 APC 시스템 소개와 등장 배경으로 가볍게 시작한다. 등장 배경은 생각과는 달랐다. 기술의 발전으로 방송기술에서 Cloud Technology, Centralized Equipment, Remote Control/Studio 등이 트랜드가 되면서, 어느 정도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고자 APC 시스템이 도입되었다고 한다.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지상파 방송국의 경쟁 대상은 YouTube에 넘쳐나는 수많은 콘텐츠이다. 일단 하루에 생산되는 양은 비교 불가다.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그 많은 콘텐츠가 모두 소비되고 있는 건 아니고 아주 소량의 콘텐츠만이 소비되고 있고 또 그중에 극히 일부만이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타게 된다. 결국에는 물량 싸움이니 방송국이 더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면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7명이 하루에 콘텐츠를 3시간 만든다면 APC 시스템을 도입하여 2명, 2명, 3명으로 세 개 팀으로 운용하면 세 배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지 않을까? 즉, 질 좋은 콘텐츠를 더 많이 만들자는 것이다. 하지만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 그럼 더 적은 인원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의 결과물이 바로 APC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APC 시스템의 도입 목적을 인력을 줄여서 인건비를 낮추는 데 있다고 생각해 왔고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항상 외부의 지적을 받아온 게 제작비 중 인건비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과 거기에 더해서 임금도 고임금이라고 지적받으니 언제부터인가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솔루션으로 APC 시스템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북미 방송국에 많이 사용되는’이라는 교육 소개 글에서 북미 방송국에서 왜 많이 도입하고 사용할까? 라는 의문을 가졌을 때조차도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도입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했지 더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서 APC 시스템을 도입했을 거라고 생각 못 해봤다. 이렇게 바뀐 생각은 교육에 임하는 자세의 변화를 가져온다. APC 시스템의 ‘한계’ 보다는 ‘가능성’을 보자는 쪽으로.

이후 남은 4일간 교육은 NRCS, VIDEO MIXER와 연동, APC에서 VIDEO MIXER Control, CG 장비와의 연동, MAM 시스템, ROUTER, VIDEO SERVER, ROBOTIC CAMERA, AUDIO MIXER 등 제작 장비의 기능 소개와 이 장비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Overdrive와 연동 및 제어가 되는지 운용에 있어서 노하우와 경험 등을 배울 수 있었다.

APC의 시작은 NRCS다. 한 번쯤 들어는 봤을 거다. 사내 교육에서 NRCS에서 C가 무엇의 약자인지를 질문받은 적이 있다. 보통은 Control? Cloud? 뭐 이런 쪽으로 생각을 하지 NRCS의 C가 Computer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NRCS는 국내에서는 외국 프로그램은 잘 도입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는 외국의 뉴스룸은 스타 앵커 한 명을 중심으로 팀이 꾸려지고 그 팀이 하나의 뉴스쇼를 만들 때 사용되며, 이러한 제작 시스템은 국내 제작 시스템과 잘 맞지 않아서 대부분 자체 개발하거나 도입을 하더라도 많은 부분을 수정하고 보완해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사용 중인 NRCS인 ‘보도정보시스템‘과 교육장에서 접해본 ’Inception(NRCS)‘를 비교해보니 사내 강사의 말이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럼 NRCS가 없는 APC가 가능할까? 가능하다. 하지만 NRCS가 없는 APC는 APC로서의 기능이 많이 축소된다. 설계도를 만들어서 쫙 뿌리면 각각의 제작 장비가 쇼의 진행에 맞춰 자동으로 준비가 되고 실행되는 게 APC 시스템인데 NRCS가 없다는 것은 설계도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ROSS사의 APC 시스템인 Overdrive의 Workflow는 다음과 같다.

ROSS사의 APC인 OverDrive 시스템에선 MOS(Media Object Server) 기반으로 중요 메시지의 통신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제작 장비에서 MOS를 지원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MOS는 일종의 Messaging System으로 XML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MOS를 쉽게 이해하려면 카카오톡의 단톡방을 생각해 보자. 단톡방을 만들고 그곳에 여러 장비를 초대하고 서로 메시지를 공유한다. 이를 익숙한 카카오톡 단톡방 대화로 풀어보면 마치 이렇지 않을까?

뭐 이런 식의 대화가 MOS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진행할 쇼의 설계도를 NRCS에서 작성하고 설계도는 MOS를 이용하여 OverDrive에 전달되며 연결된 장비의 제어가 이루어지며 Rundown Controller에 여러 가지 상황을 대비한 Custom Control 등이 추가된다. 결국 APC 시스템은 얼마나 많은 제조사의 다양한 장비를 시스템에 수용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APC 시스템 교육을 받기 전에는 그 ‘한계’를 알고 싶었고, 교육 중에는 그 ‘가능성’을 알고 싶었다. 그리고 교육을 마친 지금은 내가 일하는 곳에 APC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재난 관련 콘텐츠가 될 수도 있고, 코로나19 관련 콘텐츠가 될 수도 있고, 아카이브에 쌓여 있는 수많은 자료를 활용한 그 어떤 새로운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적당한 품질의 콘텐츠를 많이 만든다.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여러 채널로 뿌린다. 이런 결정이 내려진다면 그때는 APC가 도입될 수도 있겠지만 당분간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이번 교육이 전혀 쓸모없었던 건 아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서 막연하게 알고 있던 APC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고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는지도 알게 되었다. 뿌옇게 흐린 이미지가 조금은 선명해진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교육을 지원해준 방송기술교육원의 담당자분들과 IGC 방송팀 통역과 강의를 해주신 김형우 매니저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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