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기술의 시작과 끝, 생성형 AI

[기고] 2023년 기술의 시작과 끝, 생성형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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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월간 방송과기술』 2023년 12월호에 실린 원고입니다.>

[방송기술저널=한영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연구위원 / 언론학 박사] 단언컨대, 2023년의 시작과 끝은 ‘생성형(Generative) AI’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2022년 11월, 개발사 OpenAI에서 ChatGPT를 선보인 이후, 전 세계 기술 트렌드와 시장은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었다. 국내외 IT 빅테크 기업들은 주력 사업으로 서둘러 생성형 AI로 선회하기 시작하였고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서 연구개발과 함께 열띤 사업 경쟁에 돌입하였다. 생성형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분류하는 수준이 아니라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영상, 그리고 합성 데이터에 이르기까지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생산물을 제공하며 기존에 AI 기술이 지닌 한계를 넘어설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생성형 AI에서 핵심은 바로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인데, 이는 언어의 복잡성을 해독해서 맥락을 학습한 후, 그 속에 담긴 의도를 추론해서 창의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림 1. 가트너 2023 AI 하이프 사이클 / 출처 : Gartner (2023. 8. 17).

가트너에서 발표한 ‘2023 인공지능 하이프 사이클’에서는 생성형 AI는 2~5년 안에 주류가 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이제 막 생성형 AI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형성되기 시작한 지 1년 남짓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지만, 기술적 고도화는 상당히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OpenAI의 ChatGPT 사례만 보아도 GPT-3를 출시한 이후 기능을 향상해 4개월 만에 GPT-4를 선보였고, 지난달 11월 6일에는 처음으로 개발자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새롭게 선보일 GPT 기능을 소개한 바 있다. OpenAI는 자사의 주력 모델인 GPT-4를 개선한 GPT-4 Turbo를 공개했는데, 크게 정밀한 텍스트 분석과 텍스트와 이미지 맥락 기능을 강화하였다. 또한 GPT-4는 2021년 9월까지 수집된 웹 정보를 근거해서 서비스되었지만, GPT-4 Turbo는 2023년 4월까지 수집된 웹 정보를 통해 최신 내용을 서비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밖에 사용자 지정 GPT, 즉 도메인별 챗봇을 만드는 도구, 새로운 텍스트 음성 변환 모델, 텍스트 이미지 변환 모델 DALL-E 3버전 API가 있다.

그림 2. 개발자 회의에서 발표 중인 Open AI CEO 샘 알트만(Sam Altman)
/ 출처 : TC (2023. 11. 7).

가트너의 AI 하이프 사이클에서 생성형 AI는 가장 기대치가 높은 정점에 도달한 상태인데, 실제로 생성형 AI가 빠른 속도로 실험적인 비즈니스를 시도하며 올해는 AI 기술과 이를 이용한 산업과 시장에 변곡점이 되었던 시기였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매켄지 앤드 컴퍼니(McKinsey & Company)에 의하면, 생성형 AI는 자동화 시기를 기존에 예상했던 시기보다 무려 10년 정도 앞당겼으며, 향후 10년간 기업과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였다. 또한 2030년까지 거의 모든 직업군에서 비즈니스 활동의 최대 70%를 자동화할 것이며, 이는 수조 달러에 이르는 가치를 창출하고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견하였다. 실제로 액센추어(Accenture)가 다국적 기업의 관리자급 이상 2,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7%가 생성형 AI는 회사와 업계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또한 올해 10개 기업 중에서 6개 기업은 학습 목적으로 ChatGPT를 도입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대규모 투자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생성형 AI가 단지 기업의 비즈니스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방위적 차원에서 연쇄적인 영향을 염두에 둔 것이다. 액센추어(Accenture)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모든 산업 분야에서 전체 근무 시간 중 40% 이상이 GPT-4와 같은 LLM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직장인들의 업무 시간에서 62%는 텍스트 작업을 기반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업무 과정에서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도입된다면 약 65% 이상 생산적 활동으로 전환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분야는 생성형 AI에 대해 영향이 ‘낮음’ 21%, ‘높음’ 33%로 전망하였다. 주요 직업별 근무 시간 분포와 AI 영향을 예측한 결과에는 22개 직업군 중 5개 직업군에 생성형 AI가 최저 9%부터 최고 63%까지 영향을 미쳤고, 이는 전체 근무 시간의 절반 이상이 LLM을 통해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디어 분야는 예술, 디자인, 엔터테인먼트, 스포츠와 함께 최저 22%부터 최고 27%까지 생성형 AI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궁극적으로 생성형 AI로 인해 크게 두 가지 차원에서 혁신을 추구할 수 있다. 먼저, 생성형 AI는 혁신을 가속화는 역할을 한다. 즉 생성형 AI로 콘텐츠 검색, 생성과 같은 생산과 창의적 영역에서부터 신뢰와 규제와 같은 윤리적 차원까지 여러 범주에 걸친 개별적인 비즈니스는 물론이고 산업 전반과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생성형 AI는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ChatGPT를 비롯한 미드저니, 바드, 그리고 국내 하이퍼클로바X와 같은 생성형 AI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특히 생성형 AI가 화제가 된 후, 괄목할 부분은 대기업 위주로 신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이뤄졌던 것과 다르게 관련 기업이나 개발사를 살펴보면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스타트업들이 눈에 띄게 많다. 생성형 AI로 산업과 시장의 관심이 쏠리면서 신생 기업들이 주목받을 기회를 얻은 것이다.

그림 3. (월간 방문자 수 기준) Top 50 생성형 AI 웹 서비스
/ 출처 : 더코어 (2023).

2024년도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은 긍정적인 측면부터 부정적인 측면까지 끊임없는 논란과 혼란을 겪으며 계속될 것이다. 본격적인 생성형 AI 도입과 활용을 위해 해결할 부분도 적지 않다. 앞서 생성형 AI 영향에 대해 산업별, 직업군별로 예측한 결과를 소개한 바 있다. 이러한 생성형 AI 영향에 대한 예측은 얼마 전 미국의 작가조합(WGA)과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이 파업에 돌입하며 현실화하였다. 파업 배경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가장 핵심은 AI 활용에 따른 업무 침해였다. 콘텐츠 제작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AI를 활용해서 배우가 없어도 배우의 목소리나 얼굴 등을 복원해서 사용하거나, 현장에서는 AI가 만든 대본 초안을 작가가 다시 수정하는 등 AI의 활용으로 기존 인력들의 업무 침범은 물론 존립마저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작가조합과 배우·방송인 노동조합의 파업은 AI의 업무 침범에 맞선 첫 파업으로 전 세계 이목을 끌었다. 앞으로 생성형 AI가 본격화되면 창·제작이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라는 특별함은 이제 사라져버릴지도 모르겠다. 2023년에 생성형 AI가 무엇이고 어떠한 기술적 발전했는지에 관심을 두었다면, 2024년은 생성형 AI가 비즈니스로, 일상으로 더 깊숙이 들어오게 될 것은 분명하다. 다만, 생성형 AI와 같은 초지능적 첨단 기술에 대해 기술을 위한 기술인지, 인간을 위한 기술인지를 항상 기억해야겠다.

참고문헌
・ 미디어 오늘 (2023. 10. 5). 할리우드 파업 종료에 “환상적인 승리” 평가 나오는 이유.
・ Accenture (2023). A new era of generative AI for everyone.
・ Gartner (2023. 8. 17). What’s New in Artificial Intelligence from the 2023 Gartner Hype Cycle.
・ TC (2023. 11. 7). OpenAI debuts GPT-4 Turbo and fine-tuning program for GPT-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