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과 국내 OTT 시장

[기고] 넷플릭스의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과 국내 OTT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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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월간 방송과기술』 2023년 10월호에 실린 원고입니다.>

[방송기술저널=한영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연구위원 / 언론학 박사] 해마다 TV 방송은 영향력이 감소하지만, OTT 서비스를 향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OTT 서비스가 영상 콘텐츠 시청을 위한 핵심 수단이 되면서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가 관건이 되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6월에 실시한 OTT 서비스 이용 패턴 결과에서 응답자 87.7%가 방송사보다 콘텐츠 자체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밝혔다. 연령대가 어릴수록 OTT 서비스의 구독 비중과 다중 구독 개수, 지불 의향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러한 결과는 OTT 서비스에서 이용자들이 다른 매체와 차별화된 영상 콘텐츠를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또한 OTT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연출력에서 지상파 방송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소재와 표현방식으로(81.1%) 더욱 현실감이 있다고 평가했다(70.3%). 실제로 실시간 TV 시청에 대해 2021년 전체 응답자 중에서 70.3%가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했고, 이후 2022년 78.9%, 2023년 80.7%로 매년 증가하고 있어서 편성표로 구성된 실시간 TV 방송의 영향력은 점점 더 쇠락하고 있다.

그러나 OTT 시장도 항상 흥한 것만은 아니다.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 방송과 같은 레거시 방송·미디어보다 상황은 더 낫지만, 최근 OTT 서비스도 성장 둔화를 보이며 새로운 전략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매번 OTT 경쟁에서 넷플릭스(Netflix)와 디즈니플러스(Disneyplus)와 같은 글로벌 OTT 사업자들은 생태계 전반에 혁신을 일으키며 시장 경쟁에서 항상 앞서나갔다. 그러나 OTT 서비스도 성장기를 지나 완연한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그림 1. TV 방송 시청에 대한 인식 변화 / 출처 :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2023. 6)

넷플릭스의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
OTT 서비스는 구독자가 포화상태에 이르며 이전보다 신규 이용자 유입이 많지 않아서 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했는데,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보고서에서 2019년 3분기를 기준으로 매년 글로벌 OTT 서비스의 가입자 수 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2020년 65.2%, 2021년 16.0%, 2022년 14.2%로 연달아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외 OTT 서비스 중에서 넷플릭스는 여전히 선두의 자리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할 때마다 높은 화제성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변화한 시장 상황에서도 시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림 2. 글로벌 OTT 서비스 가입자 규모 추이 / 출처 : 정보통신정책연구원(2023. 6. 21) 재인용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 전략
넷플릭스는 구독자 수가 임계치에 가까워지자 조만간 주요 수입원인 구독료만으로 서비스 운영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새로운 전략을 내세워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고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광고 없는 유일한 서비스라는 타이틀을 벗고, 광고형 요금을 출시했다. 다른 서비스와 다르게 광고 도입을 철저히 외면해왔지만, 광고 이외에 재원 마련을 위한 뾰족한 방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넷플릭스는 ‘이용자 경험’의 연장선에서 수년간 핵심 가치로 내세웠던 ‘무광고 원칙’을 깨고 한국을 포함한 캐나다, 멕시코, 호주, 브라질,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 미국, 스페인 등 12개 국가에서 광고형 베이직 요금제를 도입했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2022년 3분기 IR(investor relations) 보고서를 통해 12개 국가는 TV와 스트리밍의 광고 집행 규모에서 1,400억 달러 이상이며 75%의 점유율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광고형 베이직 요금은 월 5,500원으로 기존 요금제보다 저렴한 편이지만, 일부 콘텐츠 서비스에서 제한적이고 광고로 인한 시청 경험이 기존의 시청 경험보다 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한 연구 결과에서도 구독료의 지불 능력이 부족한 낮은 연령대에서 어쩔 수 없이 광고형 요금을 선택하지만, 몰입도를 방해하는 광고로 인해 시청 만족도는 크게 떨어진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높은 요금제를 사용해서 계정을 공유하는 편이 더 합리적일지도 모르겠다. 넷플릭스는 구독자 수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별로 차별적인 정책을 발표했다. 저소득 아시아 국가 30개국을 대상으로 최대 50% 수준까지 요금제 인하를 결정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무광고 원칙을 깨고 월 5,500원 광고형 베이직 요금제를 도입한 것에 이은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계정공유 금지 및 유료화 전략
올해부터 동시접속이 가능한 <스탠다드 요금제> 이상부터 국가별로 순차적으로 계정공유를 금지하기 시작했다. 스탠다드 요금제는 한국 기준으로 월간 구독료는 13,500원이며 2명까지 동시에 접속해서 시청할 수 있다. 계정공유 금지는 IP(internet protocol) 주소를 기반으로 주거 이외 다른 지역에서 접속하면 차단해서 타인과 계정을 공유할 수 없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지난 2월 캐나다, 뉴질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을 대상으로 시범 도입을 실행한 이후, 5월에는 미국, 남미, 홍콩 등 103개국에 정책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7월에는 일본과 인도 구독자에게 ‘넷플릭스 계정은 한 가구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라며 계정공유 금지 정책을 공지하는 메일을 보내며 계정공유 금지 대상에 포함되었다. 아직 일본과 인도에서 계정공유 금지가 실행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정책이 반영될 예정이다. 계정공유 금지 정책이 실행된 이후, 글로벌 가입자 기준으로 처음에는 이탈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신규 가입자 수가 8%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 넷플릭스가 영상 콘텐츠의 시청 수단으로 크게 자리 잡으며 넷플릭스를 통해 형성한 시청 패턴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국가별로 접근해보면 계정공유 금지 정책의 효과는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호주에서는 계정공유 금지 정책을 실행한 이후, 구독자 수는 전년 대비 3%가 감소한 610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넷플릭스가 2015년부터 호주에서 서비스한 이후 최초로 감소한 수치이다. 또한 호주에서는 넷플릭스의 정책 변경으로 구독을 취소한 이용자가 약 7%로 나타났다. 아직 한국은 정책 대상국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내년에 <오징어게임 시즌2>를 공개하면서 정책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

파트제 순차 공개 전략
OTT 시장의 성장이 둔화하며 정체기를 맞이한 넷플릭스는 자사가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인 오리지널 콘텐츠를 활용해서 서비스 이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서비스하는 전편 공개 방식에서 에피소드를 나눠서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파트제 공개 방식으로 전략을 변경했다.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 <더 글로리> 공개에서 에피소드 16편을 모두 서비스하는 전편 공개 방식을 실행하지 않고, 에피소드를 파트1과 파트2로 8편씩 나눠서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파트제 순차 공개 방식을 선택했다. 에피소드 전편 공개 방식으로 선보였던 <오징어게임>의 경우 공개한 이후 화제성과 서비스 유입과 그리고 서비스 유지율에서 점차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더 글로리>처럼 파트1과 파트2로 분할해서 시차를 두고 서비스한 경우는 파트1을 공개한 후 화제성, 서비스 유입, 서비스 유지율이 일시적인 하락을 보이다가 파트2가 공개되면서 재반등하는 효과를 보였다.

그림 3. 월별 화제성 비교 / 출처 : 닐슨 (2023. 5. 2)
그림 4. 월별 유입과 유지율 / 출처 : 닐슨 (2023. 5. 2)

넷플릭스의 K-콘텐츠 전략과 국내 OTT 시장
<오징어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더 글로리>는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면서 전 세계 시청자가 K-콘텐츠를 향유하고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 K-콘텐츠 인기 현상으로 국내 OTT 서비스는 겉보기에 가장 호황기를 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그 뚜껑을 열어보면 속사정은 다르다. 한국적인 소재로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은 K-콘텐츠는 화려한 위상과는 달리, 오히려 내수 시장은 또 다른 어려움을 마주하게 되었다.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1,0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로 시장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하며 2022년 기준으로 매출은 7,732억 원, 영업이익은 142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반면 국내 토종 OTT 서비스인 티빙과 웨이브는 각각 매출은 2,475억 원, 2,735억 원으로 나타났고 영업손실은 1,191억 원, 1,213억 원으로 조사되었다.

탄탄한 스토리 기반을 갖춘 K-콘텐츠의 경쟁력 입증에도 불구하고 해외 사업자들의 막대한 자금력에 비해 국내 사업자들은 자금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더구나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 사업자의 비즈니스 모델이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성공 전략으로 공공연하게 받아들였다. 상생적 발전보다는 경쟁적인 발전과 이익을 추구하며 글로벌 OTT에 대해 제작, 유통, 서비스가 모두 의존적인 상태라서 시장 전반에서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해외 사업자들의 국내 시장 진입으로 활발한 투자와 협업으로 제작비 단가가 급증하면서 제작비 회수에 대한 어려움이 커졌다. 넷플릭스의 경우, <오징어게임> 시즌1 제작비에 260억 원을 투입해서 1조 원 이상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국내 사업자가 IP 확보하지 못해 사후 수익을 함께 나눌 수 없었다. 2024년 공개할 <오징어게임> 시즌2의 제작비는 시즌1보다 무려 4~5배가 증가한 1,000억 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로 투자보다 더 큰 이익을 얻고 있지만, 국내 OTT 사업자의 경우 내수 시장 전반이 약화되며 투자 대비 수익을 예측하기 어렵고, 제작 단가가 높아진 상황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고 다른 콘텐츠를 수급하기에는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 게다가 OTT 서비스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한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어느덧, 성숙기에 들어선 OTT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국내·외 시장을 넘나들며 영상 콘텐츠는 IP 확보와 투자 활성화, 제작사와 OTT 플랫폼 간의 상생적 협업 환경 조성, 그리고 각국 시청자 편의를 위한 후반작업 등 여러 측면에서 섬세한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자사가 투자한 콘텐츠에 대해 IP와 콘텐츠 흥행 이후에 발생한 사후 수익을 독점하고 있다. 특히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는 모든 권리를 넷플릭스가 갖는 원칙을 적용하고 있고, 구매의 경우에도 영원히 서비스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한다. 또한 콘텐츠가 인기를 얻어 흥행할 때도 제작비 총액에서 15% 내외 이윤 이외에 추가 수익은 지급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OTT 내수 시장 활성화와 글로벌 OTT를 경계할 목적으로 법제도 마련과 개선이 논의 중이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13일 국회 <미디어 서비스 산업발전을 위한 법제도 마련의 필요성과 방안 모색> 세미나에서 OTT를 포함한 통합 미디어 사업법을 제정해서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국내 OTT 사업자를 비롯한 미디어 업계 전반을 활성화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에서 <콘텐츠산업 글로벌경쟁력 제고>를 이유로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의 세제 비율을 3%, 7&, 10%에서 5%, 10%, 15%로 제작비 세액공제율을 조정했으며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문화산업 전문회사 출자에 대한 법인세 세액공제 특례법>을 신설해서 영상 콘텐츠 제작 투자금에 대한 법인세 세액공제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밖에 슈퍼 IP 확보와 발굴, IP 권리 배분 문제와 관련해서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물론 글로벌 OTT 서비스의 등장과 활성화 덕분에 국내 영상 콘텐츠가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쉽게 진출할 수 있었고 글로벌 협업 기회를 통해 창의적이며 완성도가 높은 콘텐츠를 전 세계에 선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넷플릭스와 그 이외 OTT 서비스로 양분화된 시장구조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K-콘텐츠 위상은 내실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할 것이다. 국내 OTT 시장이 글로벌 OTT 사업자에게 잠식당하기 전에 상생 방안을 마련해서 선순환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