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동력을 돌릴 사람은 있는가?

[칼럼]성장동력을 돌릴 사람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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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동력을 돌릴 사람은 있는가?
방송기술전문가 영입은 미래방송을 위한 필수요소

 

김종철 (KBS교양기술팀 부장)

 

 

짧은 시간 내 새로운 권력으로 이명박정부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 새 정부의 키워드는 ‘실용정부’를 표방하고 나선 점이다. ‘실용’의 사전적 의미는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상품이나 가치를 통상적으로 일컫는 말로 실용성과 합목적성을 추구하는 사상이나 철학을 실용주의라고 한다. 우리사회의 설익은 이론이나 정책들을 청산하고 21C 부국강병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안으로 택한 슬로건이라고 하면 너무나 좋은 구호이다. 그리고 이명박대통령 취임 후 불과 50여일이 지난 분위기로는 기대가 우려보다 앞서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 실예를 지난 4 9일 치룬 제18대 총선에서 들어난 국민의 선택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권력의 속성은 오만하면 버림을 받는다는 것이 지극한 상식이다.

  우리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이런 실용주의정신이 전혀 통하지 않는 분야가 바로 우리주변에 있음을 지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오늘날 방송과 통신은 인체의 신경망을 넘어 국가의 훌륭한 성장동력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지난 2 26일 ‘방송통신위원회설립 및 운영에 관한법률’이 국회를 통과했고 이어서 최시중씨를 초대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실용성의 추구는 먼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검증이 중요하고 그 능력에 포함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전문성의 유무에 있다. 과연 최씨가 방통융합의 전문가인가? 정치적 의미를 따지는 국회나 세상여론의 추이를 떠나 우리는 이 지면을 통해 냉정히 되묻지 않을 수밖에 없다. 우리 우려대로 이명박정부를 이끌어나갈 청와대 방통비서진 대부분은 이미 ‘통신출신’ 위주로 채워졌다. 방송의 정치적 독립주장은 사회 환경에서의 가치성이라고 하면 방송기술의 전문성은 21C 성장의 교두보를 담보할 수 있는 살고 죽는 문제이다. 이제는 누가 무어라 해도 ‘방송기술’을 도외시하고 ‘21C 방송성장’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허구이다. IPTV를 비롯한 TV디지털화는 통신과 방송의 경계선을 허물뿐 아니라 TV포털로 대변되는 디지털방송서비스는 ‘방송빅뱅’의 시대를 앞당길 것이다.

  이제까지 우리사회가 세계화에 대한 준비부족을 탓했으면 이제는 세계화 파고를 넘어 그 뒤편에 자리를 잡고 있는 매체간의 융합과 이에 따른 시장질서에 대한 대비를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사회에서 방송인재를 이야기하면 기자나 PD를 생각해 왔다. 그러나 방송기자는 정치적 이해를 쫓아 방송을 도구화했던 일이 비일비재 했고, PD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가 않다. 방송문화진흥을 주장하며 출범했던 역대정부의 방송위원회조차 그 주축을 이루었던 소프트웨어집단의 그릇된 판단과 선택이 우리나라 뉴미디어활성화를 저해시켰다는 따가운 질책을 들어야 했다. 그렇다고 하면 새 정부의 새 틀에는 과감히 방송하드웨어 진흥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이를 프로세스화 시킬 전문가를 중용해야 한다. 방통위원장의 자리가 정치적 계산에 의한 정치적인 자리라고 하면 더욱더 실무적 책임을 다하여 디지털방송체계 구축과 다채널서비스의 조기구축, 방통융합을 실질적으로 이뤄 방송과 통신이 국가성장동력의 하나가 되기 위해서라도 방송기술전문가를 정부에 영입하여 이 책임을 맡기는 것이 실용정부가 할 수 있는 실용정부 다운 결정일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실용주의, 책임지는 실용정부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