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과부, 혼돈속으로

[취재현장] 미과부, 혼돈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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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 보고서 채택이 개인 비리 의혹 및 역량 부족 등의 이유로 결국 불발됐다. 동시에 그 개념도 모호한 ‘창조경제’의 선봉에 서야 하는 ‘조직으로서의 미과부’도 점점 혼돈속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미과부가 들어선 경기도 과천청사 4동은 지금도 어수선하다. 장관이 없다보니 실국장 인선도 미뤄지는 판국인데다 공무원들의 기본적인 업무도 사실상 마비상태다. 물론 업무공백을 막기 위해 과장급 인선을 단행하긴 했지만 막상 핵심인 ‘실국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이도 소용없는 짓이 되어버렸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정책 올 스톱’ 상황이 장기화 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읽히고 있다.

게다가 미과부에서 따로 역할이 주어지지 않은 과장 및 서기관들은 20명이 넘는다. 그런 이유로 보직을 떼고 서기관으로 남아 있는 공무원이 속출하고 있으며 업무 분장 자체도 미궁에 빠진 느낌이다. 누가 무슨일을 하는지 기자들도 잘 모르고 공무원들도 잘 모르는 희한한 상황까지 연출되는 판국이다. 실제로 직접 찾아간 미과부 청사는 각 부처에서 도착한 ‘풀지않은 짐’만 수북히 쌓여있을 뿐 전반적으로 어수선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미과부 소속 공무원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독임제 부처라지만 1, 2차관 산하 3개의 실장 자리만 있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는 데다가 각 부처의 기능이 조금씩 이관된 문제 때문에 ‘공무원 간 서열 역전’ 현상도 빈번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사에서 만난 한 공무원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미과부로 자리를 옮긴 공무원들은 상대적으로 교육과학기술부 등의 공무원에 밀리는 형국”이라며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이제 만나는 공무원들마다 서로 ‘행시 몇기냐’는 것이 인사가 될 정도로 서열정하기에 정신이 없다”고 전했다.

또 해당 공무원은 “각 부처의 기능들이 조합되면서 화학적 결합을 일으키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 정권에서 발탁 인사가 많았던 다른 부처에 비해 방통위는 그런 인사가 없었기 때문에, 공무원들 사이에서 서열 역전 현상도 빈번해지고 있다”며 “지금도 소원수리를 통해 ‘후배 밑에서 일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팽팽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