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는 수돗물 같은 생필품

[인터뷰] 지상파DMB는 수돗물 같은 생필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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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DMB는 전기․수돗물과 같은 생활필수품”

최소한의 ‘유료화’로 최대의 서비스 제공!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DMB 단말기로 TV를 시청하거나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들을 포함하여 심지어 길거리에서도 DMB방송을 시청하는 이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앞으론 이동 중에 DMB방송을 못 볼 수도 있다. 이유는? DMB 사업자들의 심각한 경영난 때문이다. 현재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DMB 사업자들은 사업 중단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에 지상파DMB특별위원회 이봉재 사무국장을 만나 DMB방송의 현 주소를 짚어보고, 바람직한 해결방안을 찾아보았다.


▷ 지상파DMB 시장이 매우 어렵다고 들었다. 현 상황은 어떠한가.

 작년 한 해 지상파 방송 총 광고매출 2조 1856억 원 중 DMB방송의 매출은 고작 89억 원이었다. 각 사별로 200억 원 넘게 투자했지만 투자비용 회수는 고사하고 월 5억 원 안팎이 소요되는 기본 운영비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수도권 신규사업자인 YTN DMB, U1 미디어, 한국DMB 등 비지상파계열 사업자의 광고매출은 올해 들어 월 6천 만원 내외에 머물고 있어 이대로 가면 금년 하반기에 자본잠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심지어 지하철 중계기 시설점용료 지불도 부담되는 형편이어서 지하철서비스 중단, 편성시간 축소까지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   


▷ 왜 DMB방송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인가.

 지상파DMB의 광고수익으로는 한계가 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아무리 단말기가 많이 팔려 가시청자가 늘어났다 하더라도 한정된 국내 광고시장에서 DMB광고시장의 확대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지난 3년간의 결과다. 이처럼 수입은 별로 없는데, 지출은 꾸준하다는 것이 문제의 출발점이다.

 수도권 지상파DMB 6개 방송사는 지하철 및 지상 전철구간 터널 안에 중계망을 구축했다. 게다가 지하철 기관의 공간을 이용하는 대가로 매년 시설점용료를 지하철 기관에 지불한다. 이와 별도로 유지보수비, 전력비 등도 부담한다. 이동성 확보에 필연적으로 소요되는 대규모 투자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지상파TV방송과 똑같이 무료보편적서비스로 규정한 정책적 규제에 묶여 광고 이외에는 별다른 수익을 얻을 수 없다.

 케이블TV, 위성방송, 위성DMB, IPTV 등 뉴미디어로 명명되어 유료화 모델로 탄생한 매체들과는 대조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광고수익이 유일한 지상파DMB는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지상파DMB 경영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지상파DMB의 발전을 위해서는 광고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수익모델을 탈피해야 한다. 무료서비스만을 고집해서는 회생 불능에 빠진 지상파DMB는 방치되고, 선순환 구조를 통한 관련 산업 활성화도 표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상파DMB특위는 월정액 수신료나 가입비를 받고 있는 타 뉴미디어에 상응하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유료화 ‘개통비’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개통비’는 인프라 구축으로 지상파 DMB가 유지되게 하고, 광고수익은 양질의 콘텐츠 확보와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재투자되는 것이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본다.


▷ 무료보편적서비스로 규정된 DMB방송을 유료화한다면 국민들의 반발이 상당할 것 같은데.

 지상파DMB는 문화적 공기로서 전기, 수돗물과 같이 생활필수품처럼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기, 수도 요금도 매월 사용료가 부과되고 있지만 공익적 기능에 대한 서비스 대가의 성격을 지닌다. 국민 누구나 최소한의 부담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DMB도 시청자에게 필요한 정보 욕구를 채워주는 서비스로서 공익적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본다면, 최소한의 유료화도 타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