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완료, 현업인 재교육 시급

[사설] 디지털 전환 완료, 현업인 재교육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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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완료, 현업인 재교육 시급


디지털 전환 특별법이 명시하고 있는 2012년 연말에 지상파방송의 디지털 전환 완료를 순조롭게 추진하기 위한 여러 조건들이 있다. 디지털 방송망 완성 및 제작시설,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야외용 제작장비, 외주제작사 시설의 디지털화 등이 차질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디지털 첨단 장비를 설치하고 운용/보수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아날로그 시설에 익숙했던 방송기술 엔지니어들은 각종 시설이 디지털화함에 따라 디지털 장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어 왔고, 유지/보수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첨단 디지털 장비의 다양한 기능을 응용한 고품질 콘텐츠 제작기법 기술은 아직 보편화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앞서가는 엔지니어들은 회사가 제공하는 교육, 개인의 노력 등의 결과로 상당한 기술수준에 도달해 있다. 재교육의 기회제공이 필요한 이유는 회사가 제공하고 있는 재교육 기회가 한정되어 있고, 현업에 매달리느라 개인적인 학습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 완료가 단순히 시설만의 전환이 아닌 인적, 제작기법적, 콘텐츠 관리 및 재생산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가 함께 전환되어야만 진정한 디지털화를 이룰 수 있다.


방통융합시대가 이미 열린 상황에서 방송 디지털화에 가속도가 붙게 되면 HD프로그램, 다채널 송신, 융합서비스 등의 기반으로 국민들에게 다양한 “디지털 방송만의 부가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방송을 운용, 서비스할 방송기술 전문인력이 양적으로 한정되어 있거나, 질적으로 능력이 정체되어 있다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012년 디지털 전환완료라는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여 미국에 버금가는 콘텐츠 강국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콘텐츠 생산에 필요한 인력과 기술 응용력, 창의력이라는 기초를 쌓지 않는다면 공허한 목표가 될 수 있다. 기술의 디지털화는 우리사회를 급격하게 지식정보화 사회로 전환시켰다. 인간의 지식, 기술력, 제도와 조직 등 각종 여러 가지 요소들이 어우러져 통합되어야 지식과 정보의 힘이 강력해질 수 있다. 디지털 방송 콘텐츠의 가치 창출은 이러한 요소들의 유기적으로 엮어질 때 가능하기 때문에 인간의 지식, 아이디어, 기술력, 창의성 등을 키우는데 전력투구해야한다.


그 동안 방송기술인연합회는 정부의 자금을 지원받아 지난 4년 동안 연간 평균 7백여 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디지털전환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4천명이 넘는 연합회원들 중에는 아직 한차례의 기회도 돌아가지 않은 인력들이 더 많은 형편이다. 여러 방송업무 중 한 분야를 교육하는데도 다수의 과정이 존재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시회의 교육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교육은 디지털 전환 초기에 필요한 분야별, 업무별 핵심 역할을 하는 회원들이 주 대상이었지만, 앞으로는 디지털 전환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교육과정을 더욱 확대해서 전 방송기술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교육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리 연합회가 실시하고 있는 교육사업 뿐만 아니라 각 방송사도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인력양성에 나서야한다.


특별법에 따른 전문인력 양성사업이 정부의 산하 기관을 중심교육에 집중되어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방송기술 실무에서 필요한 교육내용과는 거리가 있는 내용, 수준으로 구성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방송현업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하고,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현장교육이 지금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는 기초교육과 현장 실무교육을 구분하여 교육예산을 적절히 배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