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성방송과 IPTV 사이에서 고민

[분석] KT, 위성방송과 IPTV 사이에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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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최진홍) 위성방송과 IPTV를 보유한 KT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장 잠식 및 추진동력의 이분화가 ‘변수’로 부각되는 분위기다.

KT는 위성방송과 IPTV를 모두 보유한 상태다. 이는 종합 미디어 그룹을 천명한 KT의 가장 든든한 자산이다. 케이블을 제외한 모든 유료방송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다양한 성장 정책의 수립과 인프라적 확장 측면에서 상당한 강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KT는 위성방송과 IPTV를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딜레마도 가진다.

   
 

특히 하나의 회사가 두개의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경쟁 유료방송 플랫폼의 노골적인 견제를 받는 부분은 뼈아프다. 최근 국회에서 불발되긴 했지만 유료방송 점유율 합산법이 추진되며 KT의 성장가도에 커다란 암초로 부각된 부분이 가장 극적인 대목이다. 점유율 규제에 있어 경쟁자인 케이블 방송이 권역별 규제 완화를 통한 광역화 전철을 밟고있는 상황에서 KT의 점유율 규제 합산 논란은 상당한 파열음을 내포한다. 일단 이 문제는 내년 말 제정을 목표로 하는 통합 방송법에서 일차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대부분의 이해 관계자들이 위성방송과 IPTV의 점유율 규제에 있어 ‘강력한 견제’를 원하는 상황에서 향후 KT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점유율과 관련된 논란이 이견의 여지가 없는 특혜의 박탈이라는 측면에서 마이너스가 아닌 제로의 개념을 가진다면, KT의 IPTV인 올레TV가 위성방송인 KT 스카이라이프의 시장을 지속적으로 잠식하는 부분은 심각한 ‘마이너스’적 요소다. 실제로 올레TV가 IPTV를 넘어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슈퍼파워로 부각되는 사이 위성방송인 KT 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수는 2011년 205만 명에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KT 스카이라이프와 올레TV를 결합한 OTS 가입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대목에 주목해야 한다. OTS 가입자수는 2011년 120만 3804명에서 지난해 223만 2808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 사이에 KT 스카이라이프는 상당한 가입자 이탈을 경험해야 했다.

물론 KT 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 이탈을 전적으로 ‘형제’인 올레TV의  책임으로 돌릴수는 없다. 하지만 올레TV와 OTS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경쟁자인 케이블 방송사도 별다른 성장 동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KT 스카이라이프 가입자 상당수가 올레TV와 OTS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KT 스카이라이프, 즉 위성방송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인 넓은 수신 커버리지도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위성방송은 당초 난시청 해소를 위한 공익적인 요소로 출발했을만큼 막강한 수신 커버리지를 가지는데, 현재 대한민국은 대부분의 가정이 인터넷 회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당연히 수신 커버리지에 있어서도 IPTV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종합 미디어 그룹을 표방하는 KT의 입장에서 KT 스카이라이프는 상당한 골치다. 강력한 수신 커버리지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으며 가입자도 줄어들어 수익성이 감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점유율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초월적 지위도 국회 등의 논의에서 심각한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심지어 ‘형제’인 IPTV와의 가입자 쟁탈전에서도 밀리고 있다.

하지만 UHD 정국에 접어들며 KT 스카이라이프의 미래에도 서광이 비추는 분위기다. IPTV는 인터넷 회선을 중심으로 UHD를 서비스하기 때문에 화소 및 비트레이율 등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지만 위성방송은 데이터 전송량 등에 있어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IPTV는 지상파 HD 화면을 서비스할때도 직접수신 화면에 비해 상당히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물론 위성방송도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상당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는 IPTV UHD보다는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다.

물론 이러한 유리함도 결국 KT의 입장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일본이 위성방송 UHD에 방점을 찍었던 근거를 바탕으로 KT 스카이라이프의 UHD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면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회에서 추진되는 KT 미디어 플랫폼 견제가 통합 방송법이라는 굴곡을 거치며 KT에게 일정정도 유리하게 진행되고, 만약 IPTV가 직접사용채널이라는 선물까지 받아 광역화 노선을 추진하는 케이블과 정면승부를 벌인다면, SOD 활성화와 DCS 허용을 전제로 KT 스카이라이프의 ‘틈새 공략’은 상당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