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최진홍) 브라질 월드컵을 UHD로 생중계한 지상파의 판단은 옳았다.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실험방송이 실시되고 있지만 막상 해당 주파수의 할당에 있어 방송 및 통신, 국가 재난망 등의 변수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상황에서 전 국민적 관심사인 브라질 월드컵 지상파 UHD 생중계는 차별화된 지상파의 기술력은 물론, 향후 직접수신율 제고에까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지상파 UHD 전송방식과 관련된 현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ATSC 3.0과 DVB-T2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이번 브라질 월드컵 지상파 UHD 중계에 DVB-T2 방식이 활용되었기 때문이다. KBS를 중심으로 실시된 지난 1, 2차 UHD 실험방송에서 지상파는 DVB-T2를 선호해 왔으며, 이미 시장이 형성된 DVB-T2가 지상파 UHD 전송방식의 당위성을 가지는 것은 자명하지만, 또 그런 이유로 이번 브라질 월드컵 UHD 중계도 DVB-T2 방식이 당연히 활용되는 부분이 있지만, 이번 브라질 월드컵 UHD 생중계 정국에서 제조사의 UHDTV 수상기 문제와 더불어 지상파 전송방식의 선택에 대한 문제는 분명 생각할 여지가 있다.
사실 브라질 월드컵 지상파 UHD 생중계는 시청 인프라 측면에서 제도적 약점에 기인한 여러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직접수신에 한정된 생중계라는 점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장점’이라고 차치해도 전송방식의 미비에 따른 UHDTV 수상기 한계는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한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UHD 표준정합모델 등 확고한 로드맵이 구축되어 대부분의 UHDTV 수상기에서 UHD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지만 우리는 ‘2014년 UHDTV 수상기’ 또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야만 지상파 UHD 생중계 시청이 가능하다. 정부에서 반드시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지상파 UHD 생중계가 제조사의 프로모션을 위해 존재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에 있다. 올포원 펀드를 통한 업스케일링 콘텐츠가 특정 제조사의 UHDTV 수상기에만 지원되는 황당한 일은 물론이고, 이번 DVB-T2를 활용한 지상파 UHD 생중계가 사실상 전송방식 문제의 종지부를 찍으려는 지상파의 ‘전략’이라는 전제로 UHDTV 수상기를 구입한 시청자의 재산권 문제도 있다.
시청자가 이번 지상파 UHD 생중계를 기점으로 UHDTV 수상기를 구입했는데, 추후 DVB-T2가 아닌 ATSC 3.0이 지상파 UHD 전송방식으로 결정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물론 극단적인 사례지만 충분히 숙고해야 하는 부분이다.
DVB-T2 전송방식이 지상파 UHD 전송방식으로써 생명력을 가지는 것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지상파 UHD 생중계를 기점으로 DVB-T2와 ATSC 3.0의 경합이 끝나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정부는 더욱 상용화된 전송방식을 택해 시청자의 혼란을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상파의 ‘피해를 주지 않는’ 정교한 UHD 전송방식 전략이 필요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