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파문, 그놈의 ‘매각’ 때문에

[분석] 씨앤앰 파문, 그놈의 ‘매각’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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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백선하)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C&M(씨앤앰)이 미래창조과학부 공무원들에게 술과 골프 등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씨앤앰의 매각과 노사갈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6일 을지로위원회 소속인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008년 외국계 사모펀드가 페이퍼 컴퍼니를 세워 인수한 씨앤앰이 ‘매각가치’를 높이기 위해 미래부 공무원을 상대로 룸살롱과 골프 접대를 해왔다”며 관련 내용이 담긴 자료를 언론에 공개했다. 매각 작업이 좀처럼 진행되지 않자 씨앤앰이 매각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 미래부 공무원들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주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실

씨앤앰 인수 자체가 일정 기간 수익률을 기대하고 출자한 회사인 만큼 씨앤앰 매각은 지난해 초부터 업계의 주요 이슈 중 하나였다. 게다가 올해 초 SO의 가입가구 수 제한을 SO 가입가구 기준에서 전체 유료방송 가입가구 기준으로 변경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씨앤앰 매각은 더 탄력을 받는 듯 보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매각이 좀처럼 풀리지 않자 씨앤앰 측에서 미래부에 접대를 했다는 것이다.

씨앤앰 매각 작업은 매각 가격에 대한 입장 차로 진행이 더뎌지면서 매각 자체가 표류할 공산이 커졌다. 지난 2007년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사모펀드(MKOF) 등 씨앤앰 주요 주주들은 씨앤앰을 인수하는데 약 3조20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 방송이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반영된 가격이었는데 2009년 IPTV 탄생으로 방송 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재 투자 가치는 투자 당시보다 훨씬 떨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인수 후보들은 씨앤앰 측이 제시한 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씨앤앰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올해 초부터 태광, CJ, SK, 롯데, 현대백화점, GS, SBS 등 잠재적 인수 후보를 대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했는데 인수 의향을 내비친 곳은 태광그룹 계열의 티브로드홀딩스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씨앤앰에서 제시한 가격과 티브로드홀딩스 측에서 제시한 가격의 차가 1조 원 넘게 벌어져 매각 작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이다.

   

ⓒ희망연대노동조합

이런 와중에 노사갈등까지 불거졌다. 지난 7월 9일 희망연대노조 소속 씨앤앰 정규직 노동조합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결렬과 하도급업체 직장폐쇄를 이유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동시에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조합도 임금 동결 및 최대 20% 삭감 요구를 받아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씨앤앰이 신규 협력업체를 선정했다며 노숙투쟁에 접어들었다. 씨앤앰 정규직 노조와 협력업체 비정규직노조 측은 씨앤앰이 ‘반노조’ 티브로드홀딩스에 매각하기 전 ‘노조 리스크’를 없애려는 목적으로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결렬하고 하도급업체의 직장폐쇄를 단행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씨앤앰의 대량 해고 등 일련의 과정이 매각과 연결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씨앤앰 측은 “정규직 노조의 임금 관련 요구안은 지나치게 높아 전폭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협력업체 문제는 우리가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우리는 영업 설치 AS 업무를 위탁한 입장일 뿐”이라며 다만 협력업체에 ‘상호 간 피해가 없도록 최대한 노력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은 보낸 상황이라고 말했다.

케이블 업계 한 관계자는 “씨앤앰은 노사갈등뿐 아니라 외주업체와의 갈등도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영업권 침해, 고객관리수수료 일방적 미지급, 일방적 계약해지 및 타 업체 업무이관 협박 등 비도덕적인 경영의 근본을 따져들면 외국계 사모펀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씨앤앰을 둘러싼 안팎의 모든 문제는 매각과 연결되어 있다. 노사갈등을 해결하지 않는 한 매각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인데, 노사갈등이 해결되어도 매각과 관련된 접대 논란으로 당분간 매각 작업은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은수미 의원이 미래부 접대 관련 자료를 언론에 공개함으로써 최양희 미래부 장관에게 우선적인 조치를 당부한 만큼 씨앤앰 매각과 관련된 더 큰 잡음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