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한 ‘조선일보’

[기자수첩] 해도 너무한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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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백선하) <조선일보>의 지상파 방송사 때리기가 도를 넘고 있다.

<조선일보>는 ‘자구 노력없이 安住(안주)하는 지상파’ 시리즈를 통해 ‘지상파 방송의 경영 실패…정부가 ‘뒷수습’’, ‘KBS, 평균연봉 億臺(억대) 육박…MBC, 평직원 30%에 불과’, ‘케이블·IPTV 등 非지상파 출신…방통위원 5명 중에 1명도 없어’, ‘18개 유료채널(KBS 6개·MBC 5개·SBS 7개)·VOD(주문형 비디오)로 年1조 매출…독점적 지위로 가격도 좌지우지’, ‘대부분 有線(유선)으로 보는 지상파, 無線(무선) 주파수 욕심’ 등 1월 8일부터 일주일 동안 10여 개가 넘는 지상파 비판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머리기사뿐 아니라 지면 한 면을 전체 할애하는 등 면이 한정된 신문이라고 믿기지 않는 면 배치로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물론 <조선일보>가 비판한 방만 경영, 예를 들어 “자유경제원과 감사원 등에 따르면 KBS는 2010~2013년 4년간 아무 근거도 없이 전 직원에게 238억 원에 달하는 사실상 특별성과급을 지급했다. 2009년까지는 세전(稅前) 이익이 500억 원을 넘을 경우에만 특별성과급을 지급했으나, 2010년 관련 규정을 없애고 특별성과급을 기본급으로 전환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등의 지적에 대해선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더 철저하게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자사 이기주의에 매몰돼 사실과 의견을 구별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언론 윤리도 지키지 않은 비판까지 쏟아내고 있는 점은 <조선일보>가 뒤돌아봐야 할 부분이다. <조선일보>의 지상파 비판이 도를 지나쳐 의견마저도 입맛에 맞게 사실인양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1월 15일자로 나온 ‘대부분 有線(유선)으로 보는 지상파, 無線(무선) 주파수 욕심’ 기사가 그중 하나다. <조선일보>는 700MHz 주파수 배분 문제를 놓고 지상파와 통신업계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며 그 이유로 황근 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의 발언을 정리했다. 기사에 따르면 황 교수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주파수를 포기 못하는 이유는 기술직 때문이기도 하다. 기자‧PD 직군 등과 비교할 때 기술직의 역할은 줄고 있다. 하지만 인원수는 여전히 많다. 이들이 기술 분야의 일거리를 계속 만들어 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황 교수의 발언이 지상파와 통신 업계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는 주제와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점이다. 주제와 동떨어진 게다가 사실이 아닌 개인적인 의견임에도 불구하고 악의적으로 편집해 지상파뿐만 아니라 기술직군을 비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방송통신위원회에 비지상파 출신이 없어서 문제라는 기사는 자가당착에 빠진 웃지 못 할 대표적 사례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1월 9일자 ‘케이블·IPTV 등 非지상파 출신…방통위원 5명 중에 1명도 없어’ 기사는 “현행 방통위 상심위원 중 케이블 TV나 IPTV 등 비지상파 출신 인사는 단 한 명도 없어 근원적으로 방통위의 조직 구성에 문제가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방통위가 지상파 방송사들이 방만한 경영에 대한 확실한 자구 노력을 보이지 않는데도 광고총량제 도입 등 지상파를 편향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른 매체도 아니고 <TV조선>이라는 종합편성채널을 통해 황금채널, 의무전송채널, 방송통신발전기금 유예, 중간광고 허용 등 셀 수 없는 특혜를 받고 있는 <조선일보>가 방통위에 비지상파 출신이 없어서 지상파에 편향된 정책만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는 끊임없이 지상파 비판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현실을 무시하고 자신의 세계에만 집착해 상식이나 논리와 동떨어진 생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와 <TV조선> 더 나아가 <동아일보>와 <채널A>까지 뒤를 잇고 있는 무조건적인 비판 행태는 이미 종편 개국 시 예상했던 여론 독과점의 암울한 디스토피아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