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과기술 전 편집장 김종기

[기술인이 사는 법] 방송과기술 전 편집장 김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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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를 준비하며 개척해온 ‘나의 길’  

                                방송과기술 前 편집장 김종기(EBS)

1989년도 그러니깐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이다. 그 당시 대한민국 베스트셀러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라는 책이였다. 이 책을 읽은 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필자가 잊혀지지 않는 구절이 있다. 바로 미래를 준비해야 되는 젊은이가 갖추어야 될 덕목이 ‘운전면허, 영어 ,컴퓨터, 그리고 건강’이란 말이었다. 김우중 회장의 그 말이외에 필자가 20대 이후에 삶의 좌우명으로 항상 간직하고 있는 것은 ‘어디에서든 필요한 사람이 되자·당당하게 살자·정직·성실·겸손’ 이다.

불혹의 40대에 접어들면서,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20대에 뜻을 세운 삶의 지표를 나름대로 충실하게  일상 속에 실천해 온 것 같다. EBS입사 후에 송출팀(VCR), 편집팀(VCR), 영상기술(VCR), 기술연구소(Tape-less방송 시스템), 영상기술(VCR, 영상)팀을 거쳐 현재 다시 편집 팀에서 Audio를 맡고 있다. 방송국 입사한지, 이젠 13년차. 필자가 조직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입사 후 8년차에 접어든 시점이었다. VCR만 8년을 하니, 흥미도 없고, 뭔가 새로운 도전 거리가 필요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시절에 뜻하지 않게 좋은 기회가 왔다.

바로 연합회 방송과 기술 편집장 공모가 뜬 것이다.

그 역할을 맡는 것이 나에게는 좋은 기회로 다가왔고 협회원들에게 필요한 방송과 기술을 만들자는 신념으로 3년간 성실하게 나름 임해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런 나의 노력(?)으로 많은 사부(師父)들을 알게 되었고, 사부(師父)들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그 결과로 사내 기술 논문 공모 수상, 방송과 기술에 영상 관련 원고 연재, 5·6부조 HD전환 공사, EBS 방송기술인상 수상, 영상·HD제작 시스템 교재 집필, Tape-Less HD 방송 제작 시스템 설계·구축, HD 방송 시스템 표준화 등 가시적인 성과 외에도, 방송 엔지니어로서 내적인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방송 기술계에서 늘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말이 방송 기술이 급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송국 엔지니어 밥을 먹은 지 10년이 조금 넘었지만, 방송 기술이 급변한다는 것에 필자는 절대 동의를 못하겠다. 왜냐하면 최근 10년간의 NAB전시회 동향 보고서를 비롯한 여러 장비·기술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면, 기술의 발전은 조금씩 발전할 뿐이고 신기술은 이전 기술과 논리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황소처럼 우직하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뿐이란 것이다. 이는 4년 연속 IBC,NAB 전시회를 직접 본 경험속에서 얻은 것이다.

요즘 나온 최신 HD디지털 장비·IT관련 장비도 필자가 학창 시절 배운 디지털 이론과 IT 관련 지식만으로도 운영을 하고 관리하는데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다. 공학도로써 항상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 것이, 실무에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마찬 가지로 미래의 방송 환경에서도, 방송국 엔지니어로써의 필요한 기본 지식의 획득(Acquisition), 창출(Creation),확산(Dissemination), 사용(Use)에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실용적인 기술력을 갖추는 것이 방송 엔지니어의 생존 비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객이 돈을 주고 사야만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제공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기업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