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전쟁터로 떠오른 모바일광고

[강희종칼럼] 새로운 전쟁터로 떠오른 모바일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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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객들이 스스로 자기 위치를 알려주는 시대가 왔습니다. 모바일 광고가 꽃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죠.” 최근 한 유명 모바일 솔루션 업체 사장이 의미 심장한 말을 던졌다.

이동전화는 사용자에 꼭 맞게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나온 광고 매체중 가장 효과가 높은 매체로 통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모바일 광고 시장은 그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개인 정보(privacy)라는 민감한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개인에 맞는 광고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동의가 필요한데 그게 쉽지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게 시작했다.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나 여기 있소’라고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포스퀘어’가 인기를 끌자 우리나라에서도 각종 포털 사이트와 벤처기업들이 잇달아 유사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런 서비스의 특징은 자신의 위치 뿐 아니라 성향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하기에 딱 좋은 것이다.

위치기반 SNS 뿐 아니다. 우리는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지도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이 쏟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글은 자사 맵(지도)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공개, 개발자들이 구글 맵을 이용해 자유롭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이를 본받아 SK텔레콤도 T맵의 API를 공개할 계획이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무료로 다양한 위치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즐기고 있다. 그럼 두 회사는 자선사업을 하기 위해 API공개를 결정한 것일까.?

구글맵이나 T맵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고 고객들이 이를 많이 이용하면 이용할수록 고객들의 데이터베이스(DB)는 구글과 SK텔레콤의 서버에 쌓이게 된다. 이 DB는 두 회사의 장사 밑천이 되고 있다.

얼마 전 SK텔레콤은 현대카드, NICE 신용평가정보, SK마케팅앤컴퍼니 등 8개 사업자와 함께 위치기반 기업 솔루션 서비스인 ‘지오비전’을 출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결국 자사의 T맵 이용자들의 행태를 분석해 기업들에게 상권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정밀한 상권 분석을 위해서는 T맵 이용자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을 것이다.

지난 8월 한국 경찰이 구글코리아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이슈가 됐던 적이 있다. 구글은 ‘스트리트뷰’를 위한 영상을 촬영하면서 개인의 와이파이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구글의 ‘스트리트뷰’는 비단 우리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구글은 ‘스트리트뷰’ 서비스를 구축하면서 방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각국 정부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구글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방대한 정보 수집에 나서는 것은 광고 사업 때문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구축하면서 개발자와 자사간 7대3의 수익을 배분하고 있다. 반면, 구글은 안드로이드 마켓을 운영하면서 30%의 수익을 이동통신사에 돌려주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마켓의 유료 애플리케이션으로 돈을 벌 생각이 없는 것이다. 온라인 검색과 마찬가지로 구글은 철저히 광고 비즈니스의 차원에서 안드로이드 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구글은 2006~2007년 애드워즈(Adwords)와 애드센스(Adsense)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 광고로의 확장을 시작했다. 2008년 구글폰을 처음 출시한 구글은 작년 9월 모바일광고 회사인 애드몹(AdMob)을 인수하고 모바일광고 시장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애드몹을 구글에 빼앗긴 애플은 2010년 1월 콰트로와이어리스(Quattro Wireless)를 인수하고 7월에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아이애드(iAD)’를 출시하면 반격에 나섰다. 지난 6월 애플은 자사 제품/서비스 이용자의 개인 정보 취급 및 처리에 관한 ‘개인정보정책(Privacy Policy)’을 수정하고 실시간 위치정보 수집 및 제3자와의 이용․위치정보 공유를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애플의 새로운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4를 다운로드하기 위해서는 이 이용약관에 대해 ‘반드시 동의’하도록 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애플의 이같은 정책 변경은 향후 모바일 광고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드센터(Ad-center)’라는 온라인 광고 영업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모바일 광고도 함께 취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C기반 온라인 광고 검색 서비스에서 시작한 구글, 기기 제조업체로 출발한 애플, 소프트웨어 회사인 MS가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사들도 모바일 광고 시장에 하나둘씩 진출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업계 최초로 모바일 광고 플랫폼 ‘유플러스 애드(U+ AD)’의 개발을 마치고 10월 1일부터 정식으로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 KT도 모바일광고 시장을 그냥 놔둘 리 없다. 온라인 검색 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는 네이버, 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 등 포털 사업자들도 역시 모바일 광고로 영역을 확대할 것이다. 바야흐로 모바일 광고가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