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TV 현황
KBS 기술연구소 이근식
DTV 이후의 차세대 텔레비전을 이야기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3DTV와 UHDTV(Ultra High Definition TV)는 이제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과거의 아날로그 방송은 2012년에 완전 종료되어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될 예정이며, 현재의 DTV 이후의 TV 발전 방향으로 여러가지가 예측되고 있으나, 많은 전문가들은 실감형 콘텐츠 서비스, 즉 실감방송이 DTV 이후의 차세대 방송 발전 방향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감방송의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3DTV와 UHDTV가 꼽히고 있다. 3DTV는 기존의 평면 2차원 영상 서비스의 한계를 벗어나 3차원 입체감을 제공하며, UHDTV는 DTV보다 큰 화면과 높은 해상도를 제공함으로써 시청자에게 현장감과 사실감, 몰입감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현재 3DTV는 많은 곳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으며, 3D 영상을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되어있다. 굳이 방송을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블루레이 등의 미디어를 통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반면에 UHDTV는 아직 쉽게 접할 수 있는 미디어는 아니다. 3DTV에 비해서 영상제작과 디스플레이의 어려움이 있고, 제작된 영상도 데이터 량이 너무 많아 다루기 어렵기 떄문이다. 여기서는 UHDTV의 정의, 생겨난 배경, 기술개발 현황 등을 이야기해 보고자한다.
UHDTV는 현재의 DTV 크기를 가로, 세로 방향으로 각각 2배 또는 4배로 키운 텔레비전으로, 면적으로 따지면 4배에서 16배의 크기가 되며, 이에 걸맞는 해상도를 유지하기위해 가로, 세로의 픽셀 수도 각각 2배(4K-UHD, 3,840×2,160) 또는 4배(8K-UHD, 7,680×4,320)로 증가시켜, 가정에서 70mm 영화 이상의 초고선명 비디오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송기술이다. 시청자의 시청 시야각 대부분을 화면이 차지하게 되면 그 만큼 현장감과 사실감이 증가하게 되고 콘텐츠에 몰입하게 된다는 개념이다. 그 외 빠른 동작을 보다 매끄럽게 표현할 수 있는 초당 60 프레임의 순차주사방식(현재 60 프레임 비월주사), 각 화소의 밝기와 색상을 보다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는 12비트 할당(현재 8~10비트), 보다 현장감 있는 최대 22.2채널의 음향(현재 5.1채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비약적으로 방대해진 비디오/오디오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고효율 부호화, 영상처리, 영상편집 및 대용량 데이터 전송기술과 디스플레이까지 모든 분야의 기술개발과 표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고효율 부호화 기술의 경우 MPEG과 ITU-T가 2010년부터 공동으로 H.264/AVC 이후의 차세대 고효율 부호화 기술 국제표준 제정을 위하여 JCT-VC라는 표준화 기구를 설립하고, HEVC(High Efficiency Video Coding)라는 명칭으로 H.264/AVC 대비 두 배의 압축 효율을 갖는 부호화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HEVC는 향후 UHDTV의 유력한 부호화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2012년 말경 표준화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송기술의 경우 2013년 방통위를 중심으로 KT와 ETRI에서 천리안 위성을 이용한 실험을 계획하고 있으며 KBS는 2012년 DVB-T2를 이용한 지상파 4K 송수신 실험을 준비 중에 있다.
UHDTV 기술개발은 DTV 시작 때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NHK가 주도하고 있다. NHK는 1995년 차세대 DTV 방송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여, 2000년 SHV(Super Hi-Vision) 개발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하여 카메라, 디스플레이, 전송, 부호화 기술 등 전 분야에 걸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02년 처음으로 대내외에 SHV를 공개하였으며, 2006년부터 NAB와 IBC 등 국제 방송 전시회에 연구개발 결과를 본격적으로 전시하기 시작하였다. 2007년에는 H.264 인코더와 디코더 16개를 병렬로 구성하고 광케이블 전송 및 위성 전송 기술을 이용하여 실시간 중계를 시연하였으며, 2012년에는 영국 BBC와 공동으로 런던올림픽을 UHDTV 중계방송할 예정이다. NHK는 BBC 외에도 KBS, 이탈리아의 RAI와도 협력하고 있으며, KBS와는 상호 UHD 콘텐츠와 영상압축 실험 결과를 공유하는 협력을 하고 있다.
일본은 UHDTV의 전세계 확산을 위하여 SMPTE와 ITU-R에서 UHDTV 비디오 및 오디오 신호 규격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제작 장비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일본의 산업계는 시장을 선점하고자 신제품 출시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NAB2011에서도 각종 카메라와 초대형 디스플레이와 프로젝터를 전시하며 기술력을 과시하였다. 연구개발 측면에서의 8K 카메라 시제품은 2003년 이후 계속 개발되고 있으나 상용제품으로는 2007년 RED ONE 4K 카메라와 2011년 소니의 F65 4K 카메라가 대표적이다.
미국은 방송분야에 있어서 아직 UHDTV 기술개발 및 적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지만, 디지털 시네마 분야에서는 4K급 이상의 디지털 시네마 표준을 수립하고, 4K 시네마 제작의 활성화와 더불어 디지털 4K 시네마관의 보급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UHDTV 제작장비를 제외한 전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차세대방송표준포럼 내의 UHDTV 워킹 그룹에서 UHDTV 비디오/오디오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차세대 고효율 영상압축 기술개발 및 표준화를 위해 MPEG과 ITU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다양한 4K 디스플레이를 개발 완료하여 전시회 등에 선보이고 있으며, 전문가용으로는 일부 판매도 하고 있다. UHDTV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도 KBS는 2010년에 드라마 ‘추노’를, 2011년에 ‘공주의 남자’를 4K UHDTV 카메라를 이용하여 제작한 사례가 있으며, UHDTV 콘텐츠는 아니지만 영화 ‘국가대표’가 4K로 제작되었다. 우리나라 정부(방통위, 지경부)도 ‘미래전략 및 전략제품’ 중에 UHDTV를 포함하여 각종 연구개발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방통위는 현재 UHDTV 관련 방송기술, 전송표준, 방송시스템 연구개발과제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경부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에 3DTV와 UHDTV를 적용하고자 연구개발사업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