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3일, 방송 4사 기술본부장의 UHDTV 협약식에 이어, KBS는 이번달 23일 일본에 이어 세계 2번째로 UHDTV 4k 실험방송을 위한 실험국 허가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KBS는 방통위에 의해 허가장이 나오면 장비 구매와 구축에 착수해 9월까지 방송준비를 마칠 계획이며 실험방송은 관악산 송신소에 송출장비를 갖추고, 기존 4k 촬영 프로그램과 새로 촬영할 자연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실시한다. 채널은 듀얼스트림 3D 실험방송에 썼던 66번을 사용한다.
![]() |
||
현재 세계 미디어 패러다임을 양분하는 거대한 줄기는 3D와 UHD로 나뉜다. 그런데 최근 3D 기술분야에서 예전에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변수가 발생하기 시작하며 양대산맥의 균형에 묘한 균형이 벌어지는 형국이다. 이는 국내의 특수한 상황에 국한시킬 수 있겠지만, 초기 사업투자에 고비용이 들어가는 3D에 대한 수익성 악화가 콘텐츠 제작사인 방송사에 만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3DTV를 판매하며 수익을 올리는 국내 가전제품 회사가 그 과실만 쫒을뿐, 3D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에는 소극적인 현재의 행태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같은 악순환은 24시간 3D 방송을 진행하던 KT-스카이라이프가 수익악화를 이유로 방송 중단을 선언하는 사태를 야기시키기도 했다. 반면에 일본의 경우 소니와 파나소닉은 NHK 등 방송사와 협력하여 3D 산업에 대한 전방위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방송사 프로그램 보다는 영화 등의 개별 프로그램에 더 적합한 3D의 특성도 국내 3D 산업의 위축을 예고했다는 분석도 신빙성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이런 부분이 SBS-EBS의 세계 최초 지상파 3D 시범방송 실시와 미국 NTSC에서 우리나라의 ‘듀얼 스트림’방식을 단독 표준으로 심의하는 쾌거를 퇴색시킬 수는 없다.
![]() |
||
그러나 큰 줄기에 반해 현재의 국내 3D 산업이 가전제품 회사의 무책임으로 고사 직전까지 몰리는 동안 세계 기조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201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NAB 2012에서는 ‘콘텐츠 딜리버리’와 함께 UHD 4k의 눈부신 발전이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세계 뉴미디어 패러다임의 중심축이 3D에서 UHD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은 것이다. 이에 앞에서도 언급한 ‘지상파 4사 UHDTV 협약식’을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KBS의 UHDTV 4k 신청서 제출은 이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 시점에 논쟁이 한창인 700MHz 대역 주파수 문제가 얽혀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는 최시중 위원장 시절 기습적인 날치기 통과로 해당 주파수의 통신사 상․하위 40MHz 대역 할당을 해버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수 주파수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UHD 4k 방송은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만약 지금까지의 방통위 주파수 할당 정책이 끝까지 추진된다면 난시청 문제의 해결과 함께 뉴미디어의 발전도 요원해지기 때문이다.
![]() |
||
이에 현재 방통위의 700MHz 대역 주파수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리뉴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작년 큰 논란을 일으켰던 주파수 경매부터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까지 방통위와 최시중 위원장을 중심으로 수많은 의혹들이 꼬리를 물었으며, 또 통신사의 데이터 트래픽 과다 문제는 통신사 자체의 ‘원죄’인데다 통신사의 데이터 트래픽 해결방안이 굳이 700MHz 주파수 할당으로만 풀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난시청 해소 및 이번에 KBS에서 추진중인 4k UHD 등의 뉴미디어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700MHz 주파수를 방송분야에 할당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조되고 있다.
급격한 뉴미디어 발전 속도와 더불어 세계 미디어 환경의 변화, 여기에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수신환경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의 노력이 주파수 문제에도 일정정도 영향을 미칠것으로 판단되는 바, 향후 방통위의 정책적 결정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