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TBS 양대 노조가 생존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T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는 7월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TBS 지원 폐지조례안 철회와 이강택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 76명은 7월 4일 TBS에 서울시 출연금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이하 TBS 지원 폐지조례안)을 발의했다. 해당 조례안이 적용되면 현재 TBS 예산의 약 70%인 300억 원 규모의 지원금이 끊기게 된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TBS 지원 폐지조례안을 8~10월 중 열리는 임시회에 상정해 본격 논의할 것”이라며 “안건 상정 뒤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들은 후 연내 통과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TBS 지원 폐지조례안의 유예기간은 조례 공포 후 1년이다. 연말에 조례안이 통과될 경우 오는 2024년 1월부터 적용된다.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TBS 양대 노조는 서울시의회에 대화를 요구했다. 양대 노조는 “시민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TBS가 공정방송의 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내부 비판 기능이 작동돼야 한다”며 “노조가 이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TBS 지원 폐지조례안 폐지를 촉구하며 “언론사의 운영을 불가능하게 하는 명백한 언론 탄압”, “TBS 400명 구성원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행위”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TBS는 서울 지역의 유일한 지역 공영방송으로 오기까지 3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이것에 대한 평가는 없고, 하루아침에 의석수가 바뀌었다고 방송국을 폐지하겠다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양대 노조는 또 TB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영방송 특별위원회’ 설치를 서울시의회에 제안했다. 이들은 이날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과 TBS 지원 폐지조례안을 발의한 최호정 시의원 등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양대 노조는 이 대표의 자진 사퇴도 촉구했다. 양대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가 정무적 판단을 하지 못해 위기를 만들었음에도 정치적 신념에 빠져 회사를 위태롭게 한다”며 “서울시‧서울시의회와 소통할 수 있게 비켜주는 것이 마지막 소임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이 대표는 서울시의 지원 예산 삭감과 서울시의회의 TBS 지원 폐지조례안 발의 등을 두고 “정치적 탄압”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TBS 사보인 ‘월간 TBS’를 통해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민영화를 하든가 기관 폐지를 하자면서 예산을 못 주겠다고 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는 우리의 자유의사가 아닌 강요에 의해 종속과 굴종을 강요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TBS 양대 노조는 “구성원 의지에 반하며 대표 자신의 입지를 드러내기 위한 자기 정치”라는 입장을 보였다.
TBS 양대 노조는 기자회견에 앞서 이 대표 사퇴 요구 찬반을 묻는 투표를 각각 진행했다. 그 결과 TBS 노조는 78.4%가, 언론노조 TBS 지부는 62.5%가 찬성했다. 양대 노조는 이에 따라 14일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연대 투쟁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