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SK텔레콤의 CJ 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두고 찬성 측과 반대 측이 갑론을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보다 먼저 통합방송법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방송통신실천행동은 2월 18일 오후 2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SKT의 독점규제 및 방송통신 공공성 보장을 위한 정책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주최했다. 이 자리에 발제자로 나선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국장은 “통합방송법에 대한 재논의를 통해 미디어 산업에 대한 정책 방향을 정하고 이후에 인수합병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통합방송법을 살펴보면 이번 인수합병에 다양한 범위에 걸쳐 영향을 줄 조항들이 있다는 것이다.
김 정책국장은 “통합방송법의 기본 골자가 독과점 시장을 견제하는 것”이라며 “통과되지 않은 법이지만 정부의 정책 방향이 그렇다면 이번 인수합병 건에 대해서도 그 방향을 두고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외래교수는 “인수합병 후 어떤 폐해가 발생할 수 있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입증할 법적 책임이 있음에도 SK텔레콤과 CJ 헬로비전이 이를 방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심 교수는 SK텔레콤의 4만8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발표에 대해서도 “어떻게 창출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안을 내놓는다면 제 우려는 우려로 끝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 4만8천은 허수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SK텔레콤이 이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과 계획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이용자의 권리를 시청권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미디어 참여권에도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허경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사무국장은 “이미 가입자들은 가입자로만 살고 있지 않다”며 적극적으로 미디어 제작에 참여하며 방송의 지역성에 일조하고 있는 이용자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허 사무국장은 “지역 주민이 방송의 주체로서 직접 미디어에 참여하고 이용자이자 생산자로 변모해 가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공적 역할과 존재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하며 현 상황에서 미디어와 방송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