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8차 변론에서도 의견을 달리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양측은 3월 2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채무부존재확인(지급의무 없음) 항소심 8차 변론을 진행했다. 넷플릭스는 2021년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는 원고 패소로 판결을 내렸다. 이에 넷플릭스는 항소를 제기했고, 지난 3월 1차 변론, 5월 2차 변론, 6월 3차 변론, 7월 4차 변론, 8월 5차 변론, 10월 6차 변론, 11월 7차 변론에 이어 이번 8차 변론이 열렸으나 양측의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8차 변론의 쟁점은 ‘피어링 방식 구분에 따른 유무상 여부’였다.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에 전용회선을 제공하는 방식을 두고 넷플릭스는 ‘업계 관행상 합의한 무상’의 피어링 방식이라고 주장했으나, SK브로드밴드는 유상의 독점 ‘프라이빗 피어링’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피어링은 SK브로드밴드와 같은 ISP(인터넷 서비스 공급자)가 CP(콘텐츠사업제공자)에게 트래픽을 전달하는 방식 중 하나이다. 피어링 유형 가운데 퍼블릭 피어링은 다자간 소규모 용량 전송을 전제하고, 프라이빗 피어링은 독점적인 일대일 연결, 고품질 대용량 전송을 전제로 한다.
넷플릭스는 “피어링은 상호 합의 따른 무상이 그 원칙”이라며 “망 연결 지점까지의 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는 무정산 피어링의 합의는 인터넷 업계의 확립된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SKB는 2016년 넷플릭스가 한국에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에는 퍼블릭 피어링을 이용했지만, 넷플릭스의 인기와 함께 트래픽도 커지면서 프라이빗 피어링 방식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하면서 “연결 방식에 변화가 있었다면 당연히 그에 대한 비용을 지불 여부에 대한 합의도 필요하다”라며, “넷플릭스가 이전 방식에서 합의된 사안을 업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측은 망 이용료 감정 여부를 두고도 이견을 보였다. SKB는 네이버, 카카오 등 유사 거래 사례를 토대로 망 이용료를 계산하자고 제안했다. 국내 ISP가 기업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국제 전용회선 서비스 요금과 국내 ISP가 CP에 제공하는 인터넷 전용회선 서비스 요금을 통해 망 이용료도 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넷플릭스 측은 유사한 거래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SKB는 네이버, 카카오 등의 국내 CP와 넷플릭스를 동일하게 보고 있으나 국내에서만 이뤄지는 망 접속 사례를 글로벌 CP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이에 재판부는 넷플릭스 측에 다음 달 19일까지 감정 방식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면 감정 여부와 방식을 결정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