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VS 넷플릭스 ‘망 사용료’ 놓고 분쟁 2라운드 돌입

SK브로드밴드 VS 넷플릭스 ‘망 사용료’ 놓고 분쟁 2라운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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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망 사용료’를 둘러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법정 싸움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넷플릭스의 한국법인인 넷플릭스 서비스 코리아는 지난해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 부존재(채무가 없음)’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는 지난 6월 25일 원고 패소로 판결을 내렸고, 넷플릭스는 이와 관련해 항소를 제기했다.

넷플릭스는 항소를 제기하면서 망 사용에 대한 대가 지급 의무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는 “1심 판결에서 법원은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대가 지급 의무를 인정하면서도 법적 근거는 특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들에게 부여된 의무는 망 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아닌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해 소비자에게 제공할 의무뿐”이라며 이번 판결이 망 중립성 전반을 위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월 16일 열린 첫 재판에서도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의 통신망에 연결해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망 이용 대가를 지급해야 하는가가 주된 논쟁이었다. 양측은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전송의 의무는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가 가지고 있으며 SK브로드밴드가 그 의무를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트래픽과 관련해서는 “ISP가 넷플릭스의 오픈커넥트(OCA)를 연결하고, OCA를 망 내에 분산 설치함으로써 트래픽을 줄일 수 있다”며 “ISP가 OCA를 무상으로 적용하면 불필요한 비용 지출 없이 국내에서 안정적이고 최적화된 형태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 망에 발생시키는 트래픽은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지난 2018년 5월 50Gbps 수준에서 2021년 9월 1200Gbps 수준으로 약 24배 폭증했으며, 그에 따라 회사의 손실 역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OCA를 설치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세계 각국의 OCA 중 어느 서버에서 어떤 경로로 콘텐츠를 전송하고, 스트리밍 품질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관해 넷플릭스만의 알고리즘으로 결정한다”며 “SK브로드밴드는 이에 관여할 수 없고, 넷플릭스가 언제 어떤 내용의 콘텐츠를 제공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SK브로드밴드는 “SK브로드밴드가 구축하고 임차한 국내 국제 데이터 전송망을 이용해 넷플릭스가 이용자들에게 데이터를 전송하는 이익을 얻고 있음에도 아무런 대가를 지급하지 않음에 따라 망 이용 대가에 상응하는 손실을 입고 있다”고 강조했다.

SK브로드밴드는 형평성 문제도 거론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 외에 다른 CP들에게도 망 이용 대가를 지급받고 이용을 허락하고 있다”면서 “CP는 데이터의 송수신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데이터를 직접 송수신하는 역무 역시 CP에 있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현재 페이스북은 망 사용료를 내고 있으며, 최근 국내 사업을 시작한 애플TV나 디즈니+ 등 또한 망 사용료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차 변론은 오는 5월 18일 오후 4시 30분에 진행된다. 2차 변론에서는 망 연결 방식과 증거자료 제출 등 기술적 쟁점을 두고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