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보도본부장 임명 부결…박정훈 체제 ‘흔들’

SBS 보도본부장 임명 부결…박정훈 체제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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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박정훈 SBS 사장에 대한 임명동의는 이뤄졌지만 박 사장이 내세운 정승민 SBS 보도본부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는 부결됐다.

SBS는 11월 25일부터 이틀간 정 후보장에 대한 임명동의 투표를 실시해 보도본부 구성원 87.6%가 참여했지만 임명동의는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 때와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찬성과 반대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SBS는 지난 2017년 국내 방송사 최초로 임명동의제를 도입했다. 임명동의제가 시행되면 △사장은 SBS 재적인원의 60% △편성․시사교양 최고 책임자는 각 부문 인원의 60% △보도 최고 책임자는 50% 이상이 반대하면 임명할 수 없다. 보도본부장 후보자가 임명동의에 통과하지 못할 경우 사장은 일주일 이내에 새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

정 후보자가 보도국장이던 2017년 5월 SBS는 해양수산부가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과 거래해 세월호 인양 시점을 고의로 늦췄다는 의혹을 보도해 논란을 일으켰고, 이후 게이트키핑 과정이 미흡해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보도됐다고 사과하고 기사를 삭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SBS 8뉴스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처를 받았고, 정 후보자는 감봉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정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 반대는 박정훈 체제에 대한 불신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박 사장의 연임이 확정된 후 입장문을 통해 “노사 합의에 따라 정확한 숫자는 밝힐 수 없으나 윤 회장과 박 사장은 이번 임명동의 절차에서 나타난 표심의 의미를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간신히 임기를 연장한 박 사장 체제는 SBS 구성원의 절대적 의사를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