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임명동의제를 놓고 갈등을 겪었던 SBS 노사가 합의가 이르렀다.
SBS 사측과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12월 7일 임명동의제와 단체협상 등을 골자로 하는 노사 합의문을 작성했다.
먼저 임명동의제는 보도본부 최고책임자(본부장)와 시사교양국장, 편성국장에 적용하고, 보도본부 최고책임자의 경우 재적 50% 반대 시 임명철회, 시사교양국장과 편성국장의 경우 재적 60% 반대 시 임명철회키로 했다. SBS A&T 보도영상 부문 최고책임자(본부장)에 대해선 중간평가제를 도입해 재적 60% 반대 시 임명철회하기로 했다. 또 단협에 SBS의 보도, 시사교양, 편성 부문 최고책임자, SBS A&T의 보도영상 부문 최고책임자에 대한 긴급평가제도를 도입해 재적 과반 발의, 재적 2/3 찬성 시 해임키로 했다.
중간평가제와 긴급평가제를 시행할 경우 사측은 사내 통합정보시스템(WISE)에 공지하고, 안내문자를 발송하는 등 투표율 제고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다. 노조 역시 중간평가제 투표 10일 전부터, 긴급평가제는 발의 다음 날부터 투표 종료 시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 등을 통해 투표의 당락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일절 하지 않으며 이 내용을 단협에 명시하기로 했다.
또한 노조 추천 사외이사 제도를 지난 2008년 수준으로 복원하기로 했다. 노조 추천 사외이사 제도의 경우 2008년 1월 특별합의를 통해 도입됐으나 지난해부터 사외이사 전체가 사측 인사로 구성됐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임명동의제는 공정방송을 실현하는 최소한의 장치로 도입 당시 사측도 인정했던 내용이지만 무단협 사태를 겪으며 사측이 이를 부인해 갈등이 유발됐다”며 “앞으론 이 부분에 있어 불필요한 논쟁, 소모적 감정싸움, 내부 갈등이 없도록 기존 단협 14장에 있던 임명동의제를 단협 5장에 새겨 넣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희 경영본부장, 정승민 전략기획실장, 남상석 보도본부장 3명이 최종 합의문 협상 자리에서 공개 확약한 것으로 앞으로 임명동의제를 둘러싼 소모적 논란은 종식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형택 언론노조 SBS본부 본부장은 “사측이 없애려 했던 임명동의제를 단협에서 지켜냈고 후퇴한 부분은 긴급평가제와 중간평가제 도입 및 강화로 보완했다”며 “분명 기존 안보다는 퇴보했지만 ‘제도’로 공정방송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남겼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90% 넘게 투표해 87% 가까이가 싸우겠다고 뜻을 모았다. 자신만의 이익을 위한 싸움이 아닌 시청자의 권익과 우리 사회의 진보를 향한 응원 받는 투쟁이었다”며 “뭉치면 할 수 있다는 걸 사측에 똑똑히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단협 해지권을 행사한 사측을 상대로 분명한 책임을 묻지 못해 많은 것을 잃었다”며 “두 달 넘게 이어진 무단협 상황을 기억하며 서로 간 갈등과 반목을 접고 노조 깃발 아래 하나로 뭉쳐 같이 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