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남아공월드컵 단독 중계를 강행했던 SBS에 방송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방통위는 지난 23일 전체회의를 열어 남아공월드컵 중계권 협상과 관련해 정당한 사유 없이 보편적 시청권 금지행위에 대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SBS에 19억7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또 이와 별도로 KBS와 MBC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를 하기로 결정했다. 방통위는 SBS가 ▲시정명령에 명시된 중계권 가격을 협상 상대방에게 제시할 의무를 어겼고 ▲남아공월드컵 중계권의 판매를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려한 정황이 인정됐으며 ▲협상과정에서 한국, 북한 경기와 개막전 및 결승전 경기의 단독중계를 고수하면서 보편적 시청권의 취지를 고려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과징금은 SBS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지급한 남아공월드컵 중계권 금액의 5%인 39억4천만 원까지 가능하지만 방통위는 최대 과징금에서 50%를 감면한 19억7천만 원을 부과했다. 방통위는 “보편적 시청권 금지사항과 관련한 첫 과징금 사례이고, 그동안 통신분야에서도 상한선까지 과징금을 부과한 경우는 없었다”며 감면 이유를 설명했다.
남아공월드컵 중계권을 7천만 달러(약790억 원)에 사온 SBS는 광고수익 733억 원을 포함해 총 9억6천만 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져있다. 따라서, SBS가 방통위에서 부과한 19억7천만 원의 과징금을 낸다면 이번 남아공월드컵으로 결국 10억 원의 적자를 보는 셈이다.
하지만 방통위가 부과한 과징금이 그대로 집행될 지는 미지수다. SBS가 지난 21일 지상파방송사에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민적 관심이 큰 행사 중계권의 강제 판매를 규정한 현행 방송법령의 위법성을 판단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BS의 단독 중계로 촉발된 보편적 시청권 보장 논란은 결국 법원에서 마무리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