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가 유료방송 대체할 수 있을까?

OTT가 유료방송 대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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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DI “장기적으로 유료방송 대체할 수도 있어” 가능성 언급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지난해 국내에 진출했지만 콘텐츠 부족으로 ‘찻잔 속 태풍’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ver-the-top, OTT) 사업자가 중장기적으로 국내 방송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4월 4일 발표한 ‘2016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는 “아직까지는 OTT 동영상 서비스가 기존 유료방송과의 대체재라기보다는 보완재 형태로 이용되고 있으나 설문조사 결과 유료 사용자 46.2%가 OTT 서비스의 유료방송 대체 가능성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답한 점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가입자 방송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KISDI가 진행한 온라인 설문 조사에 따르면 유료방송 서비스 유형과 상관없이 모든 경우에서 OTT 동영상 서비스 유료 사용자가 무료 사용자에 비해 유료방송에 가입한 경우의 수가 많았다. KISDI 관계자는 “유료로 OTT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유료방송 가입률이 낮을 경우 OTT가 기존 유료방송 대체재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으나 조사 결과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직은 OTT 동영상 서비스가 기존 유료방송과의 대체재라기보다 보완재 형태로 이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한 OTT 동영상 서비스를 다른 방송이나 통신 상품과 결합으로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3.8%로 응답자 절반 이상이 결합 상품 형태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OTT 동영상 서비스가 방송이나 통신 고객들의 이탈을 막는 용도로 사용되는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SK텔레콤 고객인 박모씨는 SK텔레콤의 OTT 서비스인 옥수수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었다. 박씨는 “고가격대의 시그니처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최신 영화나 TV 예능 프로그램 등을 옥수수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ISDI 관계자는 “결합 상품을 이용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은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서는 독립 OTT 동영상 서비스 제공 사업자들이 생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주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용자들에게 OTT 서비스의 유료방송 대체 가능성에 대해 질문한 결과 유료 사용자(46.2%)가 무료 사용자(19.9%)에 비해 ‘기존 방송 서비스를 대신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OTT 동영상 서비스가 유료방송을 위협할 수도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아직까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가 그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tvN이 성장한 것처럼 넷플릭스가 한국 자제 제작 콘텐츠 수를 늘려가기 시작한다면 2~3년 후에 방송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위상이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과의 합작 영화 ‘옥자’를 올해 개봉할 예정이며, 천계영 작가의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을 드라마로 제작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tvN 드라마 ‘시그널’로 유명한 김은희 작가와도 드라마 ‘킹덤’을 제작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설문 조사는 19세부터 59세까지 총 1,041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21일~23일까지의 기간 중 유료 OTT 동영상 서비스 이용자가 최소 절반 이상 포함되도록 할당해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