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조직개편, 지역 미디어 붕괴 신호탄 되나

OBS 조직개편, 지역 미디어 붕괴 신호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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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OBS가 조직개편을 전격적으로 단행하면서 이와 비례해 구성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는 OBS가 지금까지 지켜오던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이 사라지고 방송사에 대한 대주주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이 짙게 깔려있다. 동시에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OBS 방송기술인협회(회장 윤병철)를 비롯해 전국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지부장 김용주)와 각 직능협회는 사측의 조직개편 목적과 이유가 불분명하다며 사측에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OBS는 기존의 1실 3본부 6국 3총국 26팀에서 1본부 5국 20팀으로 조직의 몸집을 줄이는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물론 개편 직전 김종오 사장과 김인평 부사장은 사임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과정에서 보여진 OBS 대주주이자 영안모자의 회장인 백성학 씨가 보여준 사표 제출 요구다. 백 회장은 조직개편을 실시함과 동시에 본부장 이하 간부들에게 일괄 사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는 노사 합의를 통해 마련된 2007년 사규를 명백하게 위반하는 행위다. 사규에 따르면 차장 이상은 팀장에 임명하도록 정해져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간부 해임 및 사원 진급이 독단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확인결과 이는 OBS 사측이 노조 동의를 거치지 않은 개정 사규를 근거로 조직개편을 단행했음이 밝혀졌다.

그러자 내부 구성원의 반발은 극에 달하기 시작했다. 이에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OBS 방송기술인협회는 22일 성명을 내어 “열심히 근무하던 회사에서 하루 아침에 팀장에서 면직되고 그 반대로 사원이 팀장으로 선임됐다면 모든 조직원들이 수긍할 만한 사유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며 “이번 기구개편 팀 통합의 비전과 목적을 구성원들에게 분명하게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또 전국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도 이번 조직개편의 근거가 된 개정 사규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규를 변경할 때 반드시 노조와 협의해야 한다”며 “개정 사규는 노조와의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내부 구성원들은 이러한 조직 개편 시도 자체가 방송사를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 편입시키려는 대주주의 음모라고 규탄하고 있다.

지역 미디어의 자존심으로 우뚝 선 OBS가 대주주의 지나친 영향력 확대 움직임 속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