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지상파 DMB가 오는 8월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화질(HD) 서비스를 시작한다. 하지만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OTT)인 ‘푹(pooq)’을 운영하고 있는 MBC와 SBS가 HD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혀 지상파 DMB의 HD 서비스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상파 DMB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리는 8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HD(1280*720) 서비스를 시작한다. HD 서비스가 시작되면 현재 QVGA(320*240)보다 12배 선명해진 화면을 볼 수 있다.
지상파 DMB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오수학 YTN DMB 상무는 “시청자 이용 형태 조사에서 불만족 사항으로 지적됐던 저화질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다”며 “스마트 시대에 HD급 영상 품질과 프리미엄 콘텐츠 채널로 모바일 방송의 변화를 주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 대접을 받았던 지상파 DMB는 저화질, 모바일 전용 콘텐츠 부재, 수신 불량, 수익 모델 부재 등의 문제로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 2011년 22.2%에서 2015년 18.9%로 이용률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지상파 DMB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으나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으로 지상파 DMB 끊김이 줄어들었고 화질 문제도 개선되고 있어 당분간 지켜보자는 의견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또한 보도에 따르면 지상파 DMB HD 서비스가 시작되면 수신제한시스템(CAS) 계약으로 수억 원 대 수익이 생긴다. 단말기에 CAS를 탑재하면 시청자들이 방송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녹화할 수 없게 되는데 보통 CAS를 적용할 때 제조사가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상파 DMB가 CAS 계약으로 약 100억 원대 수익이 생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MBC와 SBS가 지상파 DMB HD 서비스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지상파 DMB HD 서비스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MBC와 SBS가 제공하고 있는 푹(pooq)의 서비스가 HD 서비스와 겹치기 때문에 화질 개선에 참여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나 MBC와 SBS 측은 이를 일축하며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이 시작되면 이동형 HD 방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상파 DMB 보다는 내년에 시작되는 이동형 HD 방송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MBC와 SBS의 불참에 KBS를 비롯해 YTN, QBS, U1 등 나머지 지상파 DMB 사업자들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시청률이 높은 MBC와 SBS가 HD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 HD 서비스를 통해 재도약하고자 한 지상파 DMB의 전략 자체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MBC와 SBS가 공적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으나 MBC와 SBS는 지상파 UHD 방송도 무료 보편적 서비스이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지상파 DMB HD 서비스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