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휴먼 다큐멘터리와 가상현실(VR)을 접목한 특별한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MBC는 2월 6일 밤 10시 5분에 VR 휴먼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를 방송한다고 밝혔다.
네 아이의 엄마였던 장지성 씨는 3년 전 가을, 일곱 살이 된 셋째 딸 나연이를 떠나보냈다. 목이 붓고 열이 나기에 그저 감기인 줄 알았던 병은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이라는 희귀 난치병이었다. 나연이가 떠난 건 발병한 지 한 달 만이었다. 엄마의 바람은 하루만이라도 딸을 다시 만나 좋아하던 미역국을 끓여준 뒤 사랑한다고, 한 번도 잊은 적 없다고 말해주는 것. 아직도 집안 곳곳에는 나연이 사진이 놓여있다. 엄마는 매달 기일 나연이가 생전에 좋아하던 장난감을 납골당에 넣어준다. 잊지 않고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의미에서 엄마는 나연이의 이름과 생일을 몸에 새기기도 했다. 어떻게든 존재했다는 기억을 남기고 싶은 가족은 간절한 바람으로 이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제작진은 국내 최고의 VR, 특수영상(VFX) 기술을 가진 비브스튜디오와의 협업으로 구현 작업을 시작했다. VR 속 나연이를 실제 모습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인터뷰, 핸드폰 속 사진과 동영상에 저장된 다양한 표정, 목소리, 말투, 특유의 몸짓에 대한 분석이 필요했다. 이 과정을 토대로 순간의 동작을 포착하는 모션 캡처 기술을 거친 긴 CG 작업이 계속됐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좋은 기억’을 만들어내는 것. 엄마의 기억을 적극 활용해 나연이가 좋아하던 옷과 신발을 그대로 구현했고 배경이 되는 장소 역시 엄마와 나연이의 추억이 남아있는 곳으로 설정했다. 더 현실감 있는 몰입을 위해 체험자와 가상현실 속 캐릭터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요소도 포함된다. 손을 잡거나 건네주는 물건을 받을 수 있고 엄마와 나연이의 대화가 가능하도록 나연이 목소리 구현도 진행했다.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체험을 하는 동안 짧은 대화와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만들어내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