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MBC가 자회사 임원을 선발하는 방식을 두고 문제가 제기됐다. 현재 MBC 사장이 자회사 임원을 직접 임명하는 방식을 버리고 임원추천위원회에서 공정하게 선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언론노조 미디어발전위원회, 방송자회사협의회, MBC자회사협의회는 1월 2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본사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 자회사 임원도 노사 동수 임원추천위원회에서 공정하게 선출하라”고 주장했다.
MBC는 오는 22일까지 지역 MBC 15개사 사장과 자회사 5개사의 임원 11명 등 총 26명의 임원을 선출하기 위해 후보자 공모를 시작하고 노사 동수의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임원을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회사는 임원추천위원회가 아니라 MBC 사장의 직접 선임으로 결정돼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자회사의 열악한 경영 상황과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의 가중을 설명하면서 “이런 대내외적인 환경 속에서 자회사 임원을 전문성 검증 없이 자기 사람을 챙겨 임명한다면 자회사뿐만 아니라 본사 역시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질 없는 임원 1명 때문에 회사의 존폐가 결정될 수 있는 상황까지도 올 수 있다”며 “그래서 더 꼼꼼히 따져보고 전문성 있고 자질 있는 임원을 선출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김두식 언론노조 iMBC지부장 겸 MBC자회사협의회 의장은 “자회사 간 합병이 진행되는 등 회사의 존폐가 달린 시기인 만큼 자회사 현실에 맞는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돼야 한다”며 “일방적 선임을 당장 중단하고 노조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회사 규모에 비해 임원의 수가 많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MBC 자회사는 상근 임원이 너무 많다. 왜 늘었는지는 여러분도 알 것이다. ‘적폐’ 시절 내사람 챙기기, 정치권 낙하산, 보은 인사 등의 이유였다”며 “현재 이들 임원에게 임금을 빼고도 차량, 개인 기사, 업무추진비와 그 외 별도의 활동비까지 말도 안 되는 간접 비용이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MBC플러스는 현재 이사가 6명이지만, 2명이면 충분하다. MBC C&I는 MBC 아카데미와 합병으로 임원이 1명 더 늘어 이사만 3명이지만 자질 있는 이사 1명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iMBC의 경우에는 상근 이사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박태외 언론노조 미디어발전협의회 의장 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지부장은 “지역 계열사와 달리 자회사는 MBC 사장이 직접 선임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자질이 검증된 임원이 선출돼야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미래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