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불법 사찰 의혹 조사 놓고 여야 격돌

MBC 불법 사찰 의혹 조사 놓고 여야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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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MBC 이메일 불법 사찰’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청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3월 30일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MBC가 파업 불참자 이메일을 광범위하게 불법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성실한 보도를 해온 파업 불참자들이 범법혐의자인지 억울한 선의의 피해자인지 국회에서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3월 21일 최승호 사장 체제의 MBC 감사국이 파업에 불참한 일부 직원의 이메일을 사전 동의 없이 들여다봤다는 보도를 내놨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감사를 받았다는 MBC 기자 A씨는 감사국 직원이 수년 전 자신의 이메일 기록과 내용을 보여주며 ‘2014년 3월 이른바 ‘블랙리스트’라고 불리는 자료를 메일로 받지 않았느냐’, ‘작년에 이 메일을 삭제한 이유는 뭐냐’ 등의 추궁을 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언급된 블랙리스트는 김장겸 전 사장이 지난 2013년 7월 보도국장으로 취임한 직후 MBC 카메라 기자들의 정치 성향과 노동조합과의 관계, 회사에 대한 충성도 등을 분석해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문건으로 MBC 감사국 측은 “지난 경영진 재임 기간 동안 논란이 된 문건 등이 작성됐음을 확인했기 때문에 이러한 불법행위에 대해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이메일을 감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관련 법령에 따르면 개인의 이메일을 열람할 수 있는 방법은 수사기관이 법원 영장을 집행하거나 당사자의 동의를 받았을 경우인데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며 3월 27일과 28일에 과방위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과방위 간사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전체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영방송 직원에 대한 광범위한 불법 사찰은 엄중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과방위 회의 소집 요구가 2차례나 무산됐다”며 “지금이라도 국회가 불법 사찰 의혹과 방송 탄압을 방조하지 말고 진실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사건은 MBC 인트라넷 메일 감사로 통상적인 감사이기 때문에 상임위를 열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몇 년 전 ‘트로이컷’이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해 사내 메일은 물론이고 개인 메일, 개인 메신저 등 PC 활동의 모든 것을 24시간 감시하는 행위를 통상적 경영 행위라 말한 새누리당을 모체로 가지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번에 MBC에서 인트라넷 메일을 조사한 것은 해당자들이 블랙리스트 제작 등 광범위한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이라며 “얼마 전 대법원에서도 판사들의 인트라넷 메일을 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한 것이기에 제한적‧합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