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통령 장모 가석방’, ‘쿠팡 블랙리스트’ 보도 놓고 갑론을박

MBC ‘대통령 장모 가석방’, ‘쿠팡 블랙리스트’ 보도 놓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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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MBC 보도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안 했느냐’, ‘취재 윤리 위반이다’라는 의견과 ‘팩트에 따라 보도한 것’, ‘탐사 보도 원천 차단’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에 대한 3‧1절 가석방 추진 보도와 쿠팡 블랙리스트 보도다.

출처: MBCNEWS 유튜브 채널

먼저 MBC는 2월 5일 보도에서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3‧1절 가석방 대상자 명단에 포함이 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사실이 아닌 허위 보도”라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대통령 장모는 가석방을 신청한 사실도 없고, 법무부는 대상자에 대한 3‧1절 가석방 추진을 일체 검토한 바 없고 추진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MBC 대주주인 방문진 여권 추천 이사들은 6일 성명을 통해 “MBC가 최소한의 사실 확인을 하고 보도를 하는지 의문”이라며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는 윤 대통령 장모 최 씨의 가석방 뉴스를 보도해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MBC 보도에 대한 민원을 총 6건 접수했다고 7일 밝혔다. 방심위는 민원 접수 현황을 추려 조만간 해당 보도에 대한 심의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출처 : MBCNEWS 유튜브 채널

또 다른 논란은 쿠팡 블랙리스트 보도다. MBC는 13일 보도에서 엑셀 문서 파일을 공개하며 쿠팡의 블랙리스트를 단독 입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파일에는 과거 사업장에서 근무했던 인물들의 신상정보나 블랙리스트 등록 사유가 담겨 있다. 사유로는 △음주 근무 △정상적인 업수 수행 불가능 △건강 문제 △직장 내 성희롱 △반복적인 무단결근 등이 있다.

쿠팡은 즉각 반발했다. 쿠팡은 14일 공식 입장을 통해 “사업장 내에서 성희롱, 절도, 폭행, 반복적인 사규 위반 등의 행위를 일삼는 일부 사람들로부터 함께 일하는 수십만 직원을 보호하고,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회사의 당연한 책무”라며 MBC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쿠팡풀밀먼트서비스(CFS)의 인사평가 자료는 MBC 보도에서 제시된 출처불명의 문서와 일치하지 않으며, 어떠한 비밀기호도 포함하고 있지 않다”며 “MBC의 비상식적이고 악의적인 보도 행태에 대해 방심위 제소를 포함한 강력한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팡의 반박에 MBC는 14일 추가 보도에서 블랙리스트에는 방송과 신문 기자 그리고 PD들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보수 성향의 소수 노동조합인 MBC노동조합(이하 제3노조)은 14일 입장문을 통해 해당 보도가 취재윤리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제3노조는 “쿠팡 물류센터에 일용직 직원으로 투입된 기자들이 보여준 건 쿠팡 블랙리스트가 아니라 ‘쿠팡 물류센터에서 직원이 일을 잘 못하면 구박을 당하더라’ 정도인데 문제는 기자들이 쿠팡 직원이 당한 불이익이나 피해를 촬영한 게 아니라 자신들의 모습을 취재했다는 것”이라며 “자신들이 직접 문제를 일으키거나 업무를 방해해 놓고 반응을 촬영해 오면 어떻게 객관적 보도라 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도 쓴소리를 냈다. 홍 의원은 14일 가지회견을 통해 “MBC는 불공정·왜곡적 보도를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며 “정확한 사실 보도로 올바른 여론 형성을 해야 할 방송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자유민주주의 근간을 흔들었다”고 말했다.

쿠팡의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녹색정의당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매년 국회 국정감사에 불려나와 산재사고를 줄이고 노동을 존중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은 쿠팡의 연례행사인데 그럼에도 여전히 나아지지 않는 노동환경과 부당노동행위에도 모자라 ‘블랙리스트’까지 만들고 있는 것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렸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며 노동부의 즉각적인 감독을 촉구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15일 논평을 통해 쿠팡의 언론관을 규탄했다. 언론연대는 “쿠팡이 또 다시 언론에 대한 겁박부터 들고 나왔다”며 “자사에 불편한 취재와 보도에 대해서는 ‘응징’하겠다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2021년에도 자사의 열악한 노동실태를 고발한 기자와 언론사를 상대로 억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논란을 빚었는데 그때와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고 꼬집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5일 성명을 통해 “이번 블랙리스트가 노동권과 언론자유를 침해한 중대 범죄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쿠팡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또한 언론인 개인정보침해와 취재 방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