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노조)는 10일 오후 긴급 서울 대의원대회를 열고 ‘김재철 사장 퇴진 전면 투쟁’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MBC기자회(이하 기자회)의 보도본부장․보도국장 불신임투표 가결과 제작거부 결의에 이어 노조까지 전면 투쟁을 선포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MBC사측(이하 사측)이 사규 위반을 이유로 박성호 기자회 회장과 양동암 영상기자회 회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나서 파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노조는 비대위특보를 통해 “김재철 사장이 단협에 규정된 공정방송협의회(이하 공방협)와 그 문책규정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조합 죽이기나 다름없다”면서 “이번 총파업을 사실상 조합의 마지막 싸움이라 직시하고 총력을 모아 결의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10일 아침 <뉴스투데이>에 출연 예정이었던 김종인 한나라당 비대위원이 박성호 앵커의 교체 사실을 뒤늦게 전해 듣고, 출연을 거부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고 전한 뒤 “회사의 어이없는 강경 대응은 심지어 여권 인사로부터도 냉소를 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규탄했다.
기자회는 지난 6일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투표를 진행해 86%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기자회는 성명서를 통해 “숱한 이슈를 다룰 때마다 <MBC뉴스>는 일관되게 침묵과 왜곡이라는 비정상적인 길을 걸었다”면서 보도책임자가 뉴스 파행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7~8일에 진행된 영상기자회의 투표에서도 불신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90%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사측이 이에 강경대응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산될 조짐이다.
사측은 9일 특보를 내고 “보도 부문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기자들이 느닷없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불신임투표를 강행했다”면서 “이는 명백히 사규를 위반하는 행위이며 어떠한 명분도 없다”고 경고했다. 사측은 이어 보도본부장․보도국장의 불신임투표를 주도한 박성호 기자회 회장을 <뉴스투데이> 앵커에서 전격 경질했다.
현재 기자회 측은 불신임안이 가결된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지 않을 경우, 제작 거부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노조 역시 기자들의 투쟁 상황을 고려해 총파업 찬반투표를 당기는 등 기자들의 행보와 발맞춰 투쟁 수위를 조절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