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업, 극과극을 달리다

MBC 파업, 극과극을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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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진행하고 있는 MBC 김재철 사장 구속 수사 촉구 범국민 서명운동의 반응이 놀랍다. 5월 31일부터 시작된 이번 서명운동은 6월 19일 기준으로 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밝혀졌다.

MBC 노조는 사측의 대규모 징계 및 강경 조치에 맞서 국민의 힘으로 김재철 사장을 심판하겠다는 요지의 서명운동을 20여 일 진행하고 있다. 서울 주요 도심인 명동, 홍대, 영등포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서명운동은 본 운동을 끌어가고 있는 인력만 제대로 보강된다면 완벽한 성공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조원들은 총선 및 KBS 2노조 파업 복귀 등으로 잠시 약해졌던 동력이 이번 서명운동을 통해 다시 되살아 날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바로 이 시각, MBC 사측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현재 2차까지 진행된 대기발령 69명 중 13명에 대한 추가 징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는 전승호 PD, 신정수 PD, 김민식 PD 등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어오며 대중에게도 익숙한 PD 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충격을 주고있다. 게다가 이번 징계절차는 사측이 노조에 대한 ‘강경 대응’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일종의 암시로 받아들여지고 있기에 향후 징계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노조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MBC 노조는 이번 징계에 대해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으며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사유에 대한 입증자료도 못 내놓고 있다”고 강하게 사측을 압박했다. 즉 위원회가 공개하지도 못할 정도의 입증자료로 추가 징계를 결정한 것은 역으로 이번 징계의 부당성을 스스로 알린 셈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여전히 뒷짐만 지고 물러나 있다. 이계철 위원장은 여전히 ‘개입 불가’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동안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을 비공식적으로 소환한 것 외에는 어떠한 움직임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이는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박근혜 의원이 방송사 파업에 일정정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역할론’이 잠시 수면위로 부상하기도 했지만 박 의원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해찬 통합민주당 신임 대표를 만난 고흥길 특임장관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방송사 파업 문제는) 방통위가 개입하기에는 어려운 사안”이라며 사실상 정부 차원의 개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확실히 했다. 당장 사태해결을 위해 논의를 이어가야 할 방통위와 정부가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