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장 공모 시작

MBC 사장 공모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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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차기 사장 공모를 시작하면서 김종국 현 MBC 사장의 연임 여부에 언론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방문진은 “오는 12일 오후 5시까지 차기 MBC 사장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사장 공모는 지난 공모 때와 마찬가지로 타인 추천도 가능하며, 서류 방문신청만 받는다. 차기 사장의 임기는 2017년 주주총회 이전까지로 3년이다.

방문진은 접수 마감 이후 17일 오후에 임시 이사회를 열어 지원자들이 제출한 경영계획서 등을 토대로 최종 후보자를 압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자가 결정되면 오는 21일 면접을 진행하고, 같은 날 바로 이사회 투표를 거쳐 차기 사장 내정자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차기 사장 내정자는 방문진 전체 이사 9명 중 과반수인 5명 이사의 지지를 얻어야 하고, 이후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된다.

방문진 관계자는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실현할 수 있고, 뉴미디어 환경에서 지상파 방송사인 MBC의 미래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고 수행할 능력이 있는 인사로 방송사 조직을 운영하는데 필수적인 지도력과 추진력을 갖춘 사람을 뽑는다는 원칙 아래 공모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사장 공모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부분은 단연 김종국 현 MBC 사장의 연임 여부다. 김 사장은 앞서 지난달 27일 오전 임원회의를 통해 신임 사장 공모에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MBC 안팎에서는 김 사장의 연임 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최근 법원이 징계무효소송과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모두 MBC 노조의 손을 들어주면서 김 사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MBC노조 관계자는 “판결 직후 바로 항소 입장을 밝히고 노조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히는 등 (김 사장이) 강경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는데 이게 다 ‘방문진 보여주기’ 아니겠느냐”며 김 사장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구 MBC 사장 선임 연기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당초 김 사장이 지목했던 인물은 자리를 고사했고, 방문진은 “본사 신임 사장 선임 후 진행하자”며 김 사장을 머쓱하게 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김 사장이 대구 MBC 사장 선임으로 연임을 위한 초석을 다지려 했던 것을 미루어 볼 때 방문진이 본사 사장 결정 후에 선임하겠다고 밝힌 것 자체가 교체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김 사장의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것도 연임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다. 김 사장은 MBC 노조위원장 출신이지만 지난 10개월 동안 사측의 방향성은 김재철 전 MBC 사장 당시와 크게 바뀐 것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세력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던 김재철 전 MBC 사장과 같은 지지를 받고 있지도 않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뜨뜻미지근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 역시 이를 의식하듯 최근 인사를 통해 ‘자기 사람 심기’에 나서고 있지만 탄탄한 지지 기반을 만들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대다수다.

현재 MBC 내부에서는 김 사장 외에도 전영배 MBC C&I 사장과 이진숙 워싱턴 지사장 등의 인물들이 사장 공모에 지원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재철 전 MBC 사장 라인으로 평가받는 전영배 사장과 차기 사장 논의에 항상 거론되는 이진숙 지사장은 ‘첫 여성 임원’에 이어 ‘첫 여성 사장’으로 의미를 부여한다면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