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31일째 파업을 진행 중인 MBC 기자회 소속 보도부문 취재기자와 보도영상협의회 소속 카메라 기자 등 173명은 지난 3일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MBC 기자 173명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한 뒤 “김 전 이사장은 <신동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마치 MBC 내 구성원 상당수가 좌익 성향을 가진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해 MBC와 그 소속 기자들의 중립성에 관한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으며, ‘큰집’이라 표현된 청와대가 김재철 사장의 인사를 좌지우지했다고 밝혀 MBC와 그 소속 기자들의 독립성에 관한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전 이사장은 <신동아> 4월호 인터뷰에서 “이번 MBC의 인사는 큰집에서 김재철 신임 MBC 사장에게 좌파 대청소를 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말하며, MBC 인사에 권력기관이 개입한 듯한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김 사장은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김 전 이사장을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고소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이날 MBC 기자회 소속 보도부문 취재기자와 보도영상협의회 소속 카메라 기자, 영상 편집부원 등 250여 명은 김 사장과 황희만 부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명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는 MBC 창사 이래 가장 많은 기자들이 동의한 성명으로 MBC 기자회와 보도영상협의회 전체 회원 346명 중 70% 이상이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김재철, 황희만 선배께 드리는 글’을 통해 “후배들은 청와대 낙하산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 입증하겠다던, 그래서 황희만, 윤 혁 두 사람을 임명하지 않겠다던, 김우룡을 고소하겠다던 김 선배의 말을 믿었다”며 “그런데 김 선배는 스스로 내건 약속을 뒤집었다. 결과적으로 선배가 저희들과의 연을 끊으신 이상 저희들도 더 이상 김 선배를 선배로 인정하지 않겠다. 이제 떠나 주십시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