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확정했다. 이동통신사 중 점유율 꼴지였던 LG유플러스가 단숨에 유료방송 2위 사업자로 올라서면서 유료방송 업계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하게 됐다.
LG유플러스는 2월 14일 이사회를 열어 CJ ENM이 보유한 케이블TV업체 CJ헬로 지분을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CJ ENM이 보유하고 있는 CJ헬로 지분 53.92% 중 50%+1주를 8000억 원에 인수하는 조건이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이사회 의결에 이어 CJ ENM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지분 인수와 시너지 발굴을 통해 급변하는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기존 방송 서비스와 5G를 기반으로 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서비스에 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한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부사장은 “CJ헬로 지분 인수를 통해 방송통신 융합을 선도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하고 정체돼 있는 방송통신 시장의 서비스 경쟁을 촉진해 본격화되는 5G 시대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지분인수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라며 ”방송통신 융합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최종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간통신사업자 인수합병 심사, 방송통신위원회 사전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공정위 심사는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긍정적인 발언을 해왔고, LG유플러스 역시 지분만 인수하는 전략을 펴고 있어 공정위 심사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물론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현 CJ헬로) 인수 시도 당시 공정위의 불승인으로 인수 자체가 무산된 바 있지만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업계에서도 3위이고, IPTV 업계에서도 3위로 지배력 전이 부분에 있어 SK텔레콤과는 다른 판단을 받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심사 및 동의 역시 무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쪽으로 무게가 기울고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되면 유료방송 업계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하다. 이번 인수로 LG유플러스는 CJ헬로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13.02%를 더해 24.43%로 유료방송 업계 2위 사업자가 됐다. 1위인 KT와의 격차는 약 5% 정도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유료방송 4위 사업자였던 LG유플러스가 1위 사업자인 KT를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당연히 KT와 SK텔레콤의 행보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티브로드 등을 인수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위로 내려간 SK브로드밴드가 9.86% 점유율을 가진 티브로드를 인수하게 되면 23.83%의 점유율로 LG유플러스를 바짝 추격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옥수수와 푹의 인수합병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케이블 인수에 관심이 많다”고 말하는 등 여러 차례 미디어 사업 확대 의사를 밝힌 만큼 올해 안에 인수를 타진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KT는 딜라이브에 공을 들이고 있다. 딜라이브 역시 최근 유료방송 합산규제 도입을 반대한다는 공식 성명까지 내놓고 있어 KT와 딜라이브 인수합병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을 논의하며 KT에 ‘KT스카이라이프 분할’을 언급했다. 이에 KT는 “KT스카이라이프 분할은 매우 곤란하다”며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케이블 인수 시도를 중단하고, KT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KT 본사를 통한 인수 시도 중단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이 없었기에 업계에서는 KT의 딜라이브 시도가 중단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