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시다

[KOBA] 방송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시다

718

[방송기술저널=이창형 KBS 기술본부장] 제29회 국제방송·음향·조명기기전시회(Korea International Broadcast Audio & Lighting Equipment Show, KOBA 2019)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KOBA는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한국이앤엑스가 공동 주최하는 국내 최대의 방송 장비 전시회로, 방송기술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의 마당입니다. 저는 2006년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KOBA를 주관한 경험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KOBA의 발전된 모습을 보니 더욱 감회가 새롭게 느껴집니다.

방송의 역사는 방송기술의 발전과 궤를 함께해 왔습니다. 방송기술인들은 진공관 라디오 시대에서부터 UHDTV 시대까지 변화의 주역으로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 미디어 기술의 발전에 의해 시청자의 이용 행태가 변화하면서 지상파방송은 미디어 시장에서 쇠락하고 있습니다. 지상파방송의 광고 축소로 위기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습니다. 한국 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의 자료를 보면 국내 미디어 분야의 광고 시장 규모는 13조 원이 조금 넘습니다. 13조 원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넷플릭스가 1년 동안 미디어 제작에 투자 하는 예산에 불과합니다. 광고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등이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를 지상파방송과 종합편성채널 등이 점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OTT를 통한 광고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지상파방송의 광고 규모는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미디어 IT 기업들이 미디어 분야에 뛰어들면서 시장의 판도를 흔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가 OTT 분야에 대한 위협을 경시한 결과입니다. OTT는 지금보다 더 위협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제작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ALL-IP 기술 적용,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자동 편집 및 자동 기사 작성,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360도 VR 제작 등 최신 기술이 방송과 융합하면서 콘텐츠 제작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주창된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 사람이 했던, 그리고 사람이 할 수 없던 것들을 가능하게 합니다. 앞으로 제작 환경은 VR 저널리즘, 로봇 저널리즘 및 데이터 저널리즘 등과 같이 맞춤형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특히, 자동 기사 작성은 ‘4차 산업혁명’이 얼마나 저널리즘 영역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알 수 있는 예입니다.

5G와 방송의 만남은 새로운 방송 환경으로의 변화를 예고합니다. 5G 통신은 초고속으로 대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로 지상파방송의 양방향 서비스를 더욱 원활하게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시청자가 자율주행 자동 차 안에서 방송망으로 UHD 영상을 시청하면서 5G망으로 방송과 관련된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방송의 중요성과 역할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러한 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과거 HD 전환 시절을 돌이켜 보면 무료 보편적 서비스 확대와 시청자의 선택권을 넓혀주기 위한 다채널 서비스(MMS)에 대한 요구가 있었지만 도입되지 못하고 직접 수신율 하락이라는 상처만 남 았습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UHD 전환 과정을 보면서 과거의 경험이 떠오르는 것은 UHD 전환에서도 모바일이나 다채널 서비스가 아닌 고화질 방송만을 강조하는 것 같아서입니다. ‘UHD 모바일 방송의 자율 편성’, ‘5G망을 이용한 UHD 부가 서비스’ 등 시청자를 위한 정책으로 서비스를 확대해야 합니다. TV 방송뿐만 아니라 AM, FM 및 DMB 등도 시청자 서비스 확대 정책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서비스의 도입은 시청자 서비스 확대에 초점을 두고 정책 마련이 필요하며 이러한 기술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도 방송기술인들의 몫입니다.

이제는 스마트 미디어 시대입니다. 방송사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을 읽어 내지 못한다면 노키아, 코닥, 월풀과 같은 길을 걸을 것입니다. 세계 휴대폰 시장을 석권했던 노키아가 몰락한 이유는 최고라는 자만심으로 변화를 등한시했기 때문입니다. 코닥도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하고도 급변한 시장에 떠밀려 추락했습니다. 스마트 미디어라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사청자의 취향을 빠르게 읽어 내고 이에 적합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합니다.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방송은 존재 가치를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지상파방송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시다.

혁신!! TV를 뛰어넘어 미디어로
‘Media, Make a Choice’, 이번 KOBA 2019의 주제입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콘텐츠를 소비하는 행태는 전통 매체인 TV, 신문, 라디오뿐만 아니라 PC, 태블릿 PC, 모바일 기기 등으 로 다양해졌습니다. 지금까지 방송의 패러다임 은 방송사가 보내는 송출 신호를 RF, 케이블, IP 또는 위성 등의 망을 통해 단방향으로 수신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다가오는 미래에 이 런 방송 개념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네트워크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시청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됐으며, 빠른 소통이 콘텐츠 에 담기면서 방송의 패러다임은 새롭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소통’과 ‘공감’이란 키워드가 시청자 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며, 이것은 인터랙티브(Interactive)로 콘텐츠에 담기고 있습니다. 인터랙티브란 ‘상호작용이 가능한’ 또는 ‘소통’의 개념으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응용되고 있습니다. 인터랙티브 미디어는 기존처럼 일자형 스토리가 아닌 분기를 가진 멀티 스토리를 사용자가 선택해 원하는 대로 줄거리를 전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또, 인터랙티브 콘텐츠란 인터랙티브 미디어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한 모든 종류의 인터페이스를 말하며, 플랫폼 종류마다 다양하고 복잡한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디어 시장도 인터랙티브에 대한 기술 적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KBS는 스마트폰을 사용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꿀잼 퀴즈방’ 등의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방송하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제 TV의 한계를 뛰어넘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기술을 집약하는 시기입니다. 4K를 넘어 8K로 향해 가는 초고화질 기술과 최근 상용화된 LTE보다 20배 빠른 5G, TV와 스마트폰 등을 연동시킬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AI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방송에 어떻게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함께 고 민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매체가 변하더라도 방송기술의 본질은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시청자에게 편리하게 전달하는 것에 있습니다. 우리가 이 시기의 돌파구를 찾을 때, TV를 뛰어넘어 미디어로 진화할 것이라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본고는 KOBA 2019 Daily News에 실린 글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