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BS가 대통령실이 올린 TV 수신료 징수 방식에 대한 의견 수렴 결과에 대해 “비판과 질책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공영방송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돌아보고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분리 징수 논의에 대해선 “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국민제안 홈페이지에 TV 수신료 징수 방식에 대한 국민 토론을 게재했고, 그 결과 96.5%(5만 6,016표)가 TV 수신료 징수 방식 개선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KBS는 4월 10일 입장문을 통해 “공정성에 대한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작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충분히 파악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판단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신료 분리 징수 논의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KBS는 이번 대통령실 국민제안에는 △수신료가 방송 시청 여부와 관계없이 부과되는 ‘특별부담금’이라는 헌법재판소의 일관된 입장 △분리 징수를 하더라도 수신료 납부 의무가 유지된다는 점 △프랑스의 경우 주민세 폐지로 인해 함께 부과되던 수신료가 폐지되는 대신, 전체 수신료와 동일한 37억 유로(약 5조 3천억 원)를 정부가 조달하기로 한 점 등 중요한 사실관계들이 누락돼 있다며 “정확한 여론 수렴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KBS는 “전 세계적으로 공영방송에 대한 공적재원은 수신료, 세금, 정부의 교부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성되고 있다”며 “전력회사를 통한 수신료의 납부와 징수는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여러 국가들이 납부 편의와 징수비용의 효율성을 고려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영방송은 많은 국가들이 방송의 공공성 유지를 위해 채택하고 있는 중요한 사회적 제도”라며 재난방송을 비롯해 국제방송, 대외방송, 장애인 방송 등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여러 기능을 수행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KBS는 “이번 결과를 계기로 보다 엄격한 시선으로 스스로를 재정비하고 시청자를 위한 공적 책무를 강화하는 진지한 성찰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