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자율성 확립 위해 ‘사회개방형 공영방송위원회’ 설립해야
공영방송위원회, 현 KBS이사진 대체하고 … 방통위와 별도로 구성
“공영방송 KBS가 자율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공영방송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와 별도로 구성되어야 하고, 현 이사회를 대신하는 ‘공영방송위원회’는 ‘사회개방형’ 다수인원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18일 오전10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 주최로 열린 ‘공영방송, 독립성을 말한다 – KBS사장 선출,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이정춘 중앙대 명예교수는 “방송의 통제기구인 방통위와 이사회의 구성 원칙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이사회의 사장선임기준에 대한 논의자체가 공허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현재 KBS이사진 11명은 추천과정을 거쳐 방통위가 KBS이사들을 제청한 후 대통령이 임명하고,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이하 방문진) 9명은 방통위가 직접 임명한다. 방통위는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방통위 상임위원 5명 중 위원장을 포함한 2명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고, 나머지 3명은 국회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어 있다. 문제는 KBS이사진과 방문진이 여야 정치세력분포의 축소판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처럼 공영방송이 정치적으로 종속되어 있는 현실에서는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공영방송이 정치적 독립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재 이사진을 대치할 공영방송위원회가 방통위와 별도로 설립되어야 하고, 그 구성도 폐쇄적 소수위원이 아니라 독일의 ARD/ZDF와 같이 ‘사회 개방적 다수위원’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대상 방송국인 ZDF는 16개주 대표와 노동자연맹, 공무원연합, 지방의회 등 다양한 사회이익단체들의 대표 77명으로 구성된 독자적인 방송위원회에 의해 자율 규제토록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9월 14일 한나라당 이계진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을 언급하며 “이사회 대신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를 통해 KBS사장을 선출하도록 하는 것에는 동의한다”며 “그러나 일회성이 아니라 영구위가 되어 방통위와 독립된 위원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도 “현재 방통위는 형식적으로는 위원회로 되어 있지만 위원장이 독립된 장관과 같이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방송의 독립을 위해서는 맞지 않는다”며 이정춘 교수의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공영방송위원회를 이익대표로 구성을 하는 것보다는 지역대표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일반대표로 구성을 하는 것이 현재 우리 정서상 더 바람직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 공동대표 역시 “방통위가 정부의 한 부처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정치적인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그런 장치가 전혀 없다”며 이정춘 교수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정 대표는 이어 “다만 실질적 적용이 가능할 것인가, 숫자 구성과 배분 과정에 대한 논의를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장의 사장 선출을 위한 것으로는 다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재훈 KBS노동조합 부위원장은 “KBS 이사회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는 것은 여야의 비율이 문제”라며 또 다른 문제를 제기했다. 최 부위원장은 “여야 7:4의 구성이 계속된다면 사장이 정치 독립적 경영을 하더라도 국민들은 ‘낙하산 사장’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여야 추천 비율을 동일하게 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