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민주통합당 유승희 의원은 KBS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4년간 난시청 해소를 위해 집행한 예산 1,091억 원 중 약 79%에 해당하는 860억 원이 실질적인 난시청 해소와 관련이 없는 엉뚱한 곳에 활용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의원은 “구체적으로 난시청 해소와 무관하게 집행한 예산은 KBS비즈니스 위탁비·차량 장비보강 132.3억원(12%), TV송중계소 디지털화 726.8억원(67%)”이라고 주장했다. 또 KBS가 지난 2010년 320억 원을 출현해 설립한 ‘디지털시청100%재단’의 경우 “2012년 예산 집행률이 2%(2.8억)에 불과해 KBS가 난시청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난시청 해소에 필수적인 소출력중계기 설치 예산은 한 푼도 집행하지 않아, 다른 목적으로 재단을 설립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유 의원은 “최근 4년 난시청 민원은 10만 건에 육박하고 있다"며 "접수된 민원을 전체의 10% 정도라고 가정한 뒤, 접수되지 않은 민원까지 포함하면 매년 약 25만 명의 국민이 난시청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KBS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우선 유승희 의원이 주장한, “KBS가 최근 4년간 난시청 해소를 위해 집행한 예산 1,091억 중 79%에 해당하는 860억 원을 난시청 해소와 무관하게 집행했다”고 지적한 부분이다. 이 대목에 대해서는 KBS 홍보실이 충분히 설명했다. KBS 홍보실은 “KBS의 난시청 해소는 크게 송신과 수신의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되는데 송신 측면에서 송중계소 신설이나 성능 향상을 통한 난시청 해소가 기장 기본적 방법이고 이와 함께 수신 측면에서 현장 확인을 통한 부분적 해소가 부가적 방법이라 할 수 있다”며 “KBS가 송중계소 디지털화를 위해 사용한 예산은 디지털 TV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한 디지털 간이 TV중계소 신, 이설과 아날로그 TV중계기를 디지털 TV중계기로 변경하는데 사용한 금액으로서 이는 난시청 해소를 위한 가장 기본적 비용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즉, KBS의 입장에서 볼 때 유 의원이 “난시청 해소를 위한 예산이 엉뚱한 곳에 집행되었다”고 주장하는 논리가 애초부터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엉뚱한 곳’이 진짜 ‘엉뚱한 곳’이 아닌 셈이다.
여기에 KBS 홍보실은 “KBS는 현장 확인을 통한 난시청 해소와 난시청 민원처리 업무 일부를 KBS 비즈니스에 위탁하고 있는데 KBS 비즈니스 위탁비와 난시청 지역조사, 수신 상태 측정 등을 위한 차량 및 장비 보강에 소요된 예산 역시 난시청 해소를 위해 기초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이다”라고 부연설명을 하기도 했다.
또 KBS 홍보실은 유 의원의 “난시청 해소를 명분으로 KBS가 지난 2010년 320억 원을 출자해 설립한 ‘디지털시청100%재단’의 경우 2012년 예산집행률이 2%(2.8억 원)에 불과해 KBS가 난시청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으며 난시청 해소에 필수적인 소출력중계기 설치 예산은 한 푼도 집행하지 않아 다른 목적으로 재단을 설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예산 집행 시기에 따른 일종의 오해라는 전제하에 “유승희 의원실의 자료 중 2012년 예산집행실적(2.8억원)은 8월말 현재 집행액으로 10월 15일 현재 23.5억 원을 사용해 약 17%의 집행했으며 9월부터 본격적으로 수신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바, 대부분의 예산이 연말에 집중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문제가 되고 있는 소출력 중계기에 대해서도 “2012년에는 방통위와 지상파 3사 (KBS,MBC, SBS)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어 재단 사업에서 유보한 것이며 2013년에는 2013년 중반으로 예정된 방통위의 채널 재배치 사업이 완료되는 대로 설치작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논란을 두고 일각에서는 지상파 방송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보다는 국회와 KBS, 그리고 방송 기술 분야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관념의 차이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난시청 해소’의 예산 활용을 각기 다른 사업부의 프로젝트로 냉정하게 인식하느냐, 아니면 디지털 전환과 난시청 해소의 연관성을 부각시켜 일관된 사업부의 프로젝트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유승희 의원의 주장도 옥석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