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현안 산적한데 ‘조국 의혹’ ‘가짜뉴스’에 묻힌 국감

ICT 현안 산적한데 ‘조국 의혹’ ‘가짜뉴스’에 묻힌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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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10월 2일부터 시작됐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은 조국 이슈에,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은 가짜뉴스 이슈에 매몰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에 대한 정책 검증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청문회에 이어 2일 국회에서 열린 과기정통부에 대한 국감에서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과기정통부가 아닌 조국 장관에 대한 각종 의혹들을 문제 삼았다. 박대출 한국당 의원은 조 장관의 딸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허위 증명서 발급 의혹을 언급하며 “과학기술의 요람인 KIST가 스펙을 쌓는 놀이터가 됐다”며 “KIST에 대한 자체 감사를 실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성태 한국당 의원과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와 관련해 여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네이버 검색 1위로 ‘조국 힘내세요’가 올랐다”며 “매크로를 사용했거나 네이버가 특정 키워드만 수정했거나 둘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 역시 “특정 문장이 실검에 올라간다는 것은 특정 세력이 조작하지 않고서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매크로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실시간 검색을 올리는 것은 하나의 의사표현”이라며 “규제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4일 열린 방통위 국감은 시작부터 한국당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임명동의안을 채택하지 않았기에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사퇴를 요구했고, 한 위원장의 증인 선거를 거부했다. 한국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통과되지 않은 채 임명된 위원장인 만큼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성수 의원은 “한 위원장은 청문회를 거치고 임명된 정당한 위원장”이라며 “사퇴하라는 한국당의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방통위 국감은 약 40분 파행을 맞았고, 이후 진행된 증인 선서와 업무 보고에서도 한국당 의원들은 고개를 돌리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뒤늦게 국감이 시작됐지만 여야는 또 가짜뉴스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취임 후 첫 회의에서 가짜뉴스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한 위원장은 “방통위는 허위조작정보에 대응해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할 수 있고, 그에 대한 법적 근거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방통위가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허위조작정보는 혐오‧증오와 한몸”이라며 “온라인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심의하고 결과를 플랫폼에 통보하면 사업자가 이를 이행하도록 하는 법적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황교한 대표도 대통령권한대행 시절에는 가짜뉴스 유포가 늘고 있다며 후속조치를 당부했던 만큼 이 논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한 위원장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주장했다. 박대출 한국당 의원은 “가짜뉴스 근절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이 손을 떼야 한다”며 “정권이 가짜뉴스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법과 제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용기 한국당 의원도 “지금 여권이 추진하는 것처럼 미디어를 검열하고 메시지 보급을 제한하는 메커니즘은 중국의 방식을 따라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를 언급하며 “서초동 집회 인원에 대해 주최 측은 200만이라고 하고 저는 5만이라고 보고 있는데 두 숫자 중 어떤 것이 가짜뉴스냐”고 반문했다.

여야 의원들의 정치적 공방 속에 ICT 현안들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5G 품질 및 콘텐츠 부족 문제부터 일본의 소재 부품 규제 관련 문제, 망 이용료 문제, OTT 규제, 유료방송 인수합병,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문제,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의무편성폐지 등 종편 특혜 환수, 종편 재허가 및 재승인 심사 등 여야 논의가 필요한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이번 국감은 조국 의혹과 가짜뉴스 등 정쟁에만 묻힌 채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과방위 국감은 2일 과기정통부를 시작으로 4일 방통위, 7일 원자력안전위원회, 10일 한국연구재단, 11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15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 17일 KBS 순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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