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이진범 기자] 국내 연구진이 상전이(相轉移) 물질을 이용, 초고해상도 픽셀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홀로그램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기술 개발로 향후 홀로그램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디스플레이 패널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마이크로미터(㎛) 픽셀에 가로 세로 3센티미터(cm) 크기 홀로그램 영상을 상전이 물질을 이용해 구현,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지난달 24일자 게재되었다고 2월 2일 밝혔다.
본 연구에 사용된 상전이 물질은 최근 재조명받고 있는 칼코게나이드계 화합물인 ‘게르마늄 안티몬 텔룰라이드’(Ge2Sb2Te5, GST)로 그동안 DVD나 상전이 메모리 소자(PRAM) 등에 응용된 바 있다.
ETRI는 “그동안 홀로그램 영상 표시는 액정을 이용한 공간 광변 조기 방식을 사용해 액정에 전압을 걸어 빛의 위상, 편광을 변경해 홀로그램 영상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액정 소자는 홀로그램 영상의 화질과 시야각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픽셀 크기를 만들어 내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메모리 소자로 연구됐던 상전이 물질(GST)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상전이 물질은 비정질 상태와 결정질 상태를 가질 수 있으며 이에 따라서 투과율과 굴절률이 변하는 물질이다. 따라서 마이크로미터(㎛) 수준 이하의 픽셀 크기로 만들 수 있으면서 빛의 위상 조절이 가능해 홀로그램 영상을 만들 수 있다. ETRI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기존 액정을 이용한 방법보다 약 1/4 가량 픽셀을 작게 만들면서 빛의 파장에 가까운 픽셀 크기를 구현했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TRI 연구진은 상전이 물질을 이용한 홀로그램 소자로 양쪽에 인듐 주석 산화물(ITO)을 이용하고 사이에 반도체 물질인 GST를 적층했다. 이처럼 복층 박막 구조를 사용, 상전이 물질층의 두께를 유지하면서 투명전극 층의 두께를 조절, 특정 색상에서 위상변조를 극대화할 수 있는 소자를 만들었다. 이런 방법으로 별도의 컬러 필터 공정 없이 박막 두께를 조절함으로써 투명 전극층의 두께에 따라 다양한 색상의 홀로그램 이미지 생성이 가능토록 했다.
연구진은 향후 상전이 물질을 기반으로 2년 내 패널 형태로 제작해 디지털 홀로그램 영상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황치선 ETRI 실감디스플레이연구그룹장은 “현 수준의 연구 결과는 상전이 물질을 이용, 정지상 홀로그램 이미지를 구현하는 수준이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차세대 광 변조 장치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