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수면 정보를 스스로 습득하고, 개인의 상태와 반응에 따라 상담 방식을 진화시키는 ‘자율성장형 수면상담 AI 에이전트’ 기술을 개발했다고 6월 12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의 수면 부족 상태를 인식하고, 맞춤형 해결책을 제안하며,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개개인의 특성과 선호를 학습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ETRI가 개발한 이번 기술의 핵심은 두 종류의 AI가 역할을 분담하여 협력하는 ‘이중 AI 구조’에 있다. 하나는 상황을 추론하고 판단하는 자율성장형 AI이며, 다른 하나는 사람의 상태와 의도를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인간 이해형 AI이다. 이 두 AI는 역할을 분담해 협력하면서 기존 지식뿐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통해 얻은 정보까지 학습해 상담 수준을 점점 고도화해 나간다.
특히, 기존에 학습된 데이터가 없어도 새로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제로샷 러닝(Zero-shot Learning) 방식이 적용돼, 예상치 못한 질문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ETRI 연구진은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기술 검증을 위해 다수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수면 상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문 상담사의 상담 내용을 분석해 고품질 AI 학습 데이터를 구축했다.
ETRI 관계자는 “상담을 통해 생성된 정보는 지식 그래프 형태로 축적되며, 사용자 수가 증가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상담의 정밀도와 개인화 수준이 높아진다”며 “마치 사람처럼 지식을 기억하고 스스로 진화하는 수면 AI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면 패턴, 활동량, 대화 이력, 설문 결과 등 다양한 정보를 통합해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담 내용을 지속적으로 진화시킨다.
이러한 정보 처리 과정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반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통해 구현된다. 해당 기술은 단순한 수면 상담을 넘어, 수면 질환자뿐 아니라 정서적 위로가 필요한 사용자에게도 맞춤형 상담이 가능하며, 향후 스마트워치나 가전제품 등과 연동해 실시간 케어 서비스로도 확장될 수 있다.
기존 AI가 정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을 제공하는 수동형 AI였다면, 이번 기술은 인간처럼 스스로 사고하고 학습하며 진화하는 능동형 AI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송화전 ETRI 복합지능연구실장은 “이번 기술은 단순한 수면 상담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헬스케어, 지능형 홈 서비스, 고령자 돌봄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며 “AI가 사람처럼 상호작용하며 지식을 축적하고 확장해 나가는 진정한 의미의 ‘진화형 인공지능’ 기술이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