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웨이비스와 공동으로 군수용 레이더 및 고해상도 영상레이더(SAR)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인 질화갈륨(GaN) 기반 송수신 반도체 집적회로(MMIC)를 팹 기반 기술로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5월 27일 밝혔다.
ETRI는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오던 고성능 군수용 반도체 핵심 부품을 국내 기술로 개발하고, 국내 생산 시설에서 양산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 획기적인 연구개발의 성공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23년부터 추진됐고, ETRI가 보유한 반도체 설계기술과 ㈜웨이비스의 생산 공정기술을 접목해 X-대역에서 동작하는 송수신 칩 3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ETRI는 이번 개발된 주요 부품으로 △전력증폭기(PA) △저잡음증폭기(LNA) △스위치(SW) 집적회로 등을 들었다. ETRI는 “이는 해외 파운드리 선도국인 미국이나 유럽의 상용제품과 동등한 성능 수준이며, 국내 유일의 질화갈륨 양산 팹 시설을 이용한 최초 결과물로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질화갈륨 MMIC는 기존 갈륨비소(GaAs) 기반 제품보다 더 높은 출력과 효율을 제공해 특히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군용 및 위성통신용 레이더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는 전자적으로 빔을 조종해 빠르게 목표물을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최신 레이더 기술이다. 여러 개의 송수신 장치가 집합된 안테나로 구성되는데, 이 안테나 안에는 송신 신호를 증폭하는 전력증폭기, 수신 신호를 깨끗하게 받기 위한 저잡음증폭기, 송수신 전환을 담당하는 스위치가 하나의 모듈에 집적된다. 아울러, 고해상도 영상레이더(SAR)에도 유사한 방식의 송수신 모듈이 탑재되며, 질화갈륨 반도체는 고출력, 고효율의 특성을 바탕으로 기기 소형화와 성능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
이번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핵심부품들은 향후 우리나라 국방(X-대역 군용) 및 선박, 위성통신 레이더의 성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핵심기술 자립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종원 ETRI RF/전력부품연구실 박사는 “ETRI의 설계 기술과 ㈜웨이비스의 공정기술을 접목해 고성능 송수신 칩 3종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며 “이번 기술이 군수용 레이더 및 위성 핵심 부품의 국산화에 이바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윤호 ㈜웨이비스 CTO도 “질화갈륨 반도체 양산이 가능한 국내 인프라를 바탕으로 군수용 핵심 부품을 자립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향후 안정적인 시스템 개발과 실전 배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