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늘려서 빛 차단하는 투명필름 개발 ...

ETRI, 늘려서 빛 차단하는 투명필름 개발
웨어러블 기기, 동작센서, 스마트 창, 디스플레이 등 적용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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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투명한 비닐과 같은 필름을 자유롭게 잡아당겨 빛을 100% 차단할 수 있는 원천 소재가 개발됐다. 웨어러블 기기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스마트 창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광(光) 투과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고분자 투명필름을 개발했다고 8월 11일 밝혔다.

기존 스마트 창의 경우, 유리 또는 투명한 필름 내 광 투과도를 조절하는 물질을 사용한다. 디스플레이의 경우에도 빛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서 필름 또는 광량 조절 층에 액정(Liquid crystal), 기능성 나노입자 등을 분산시켜야 한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순수 고분자 투명필름은 고분자 용액을 빛으로 굳히는 광경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고분자 용액에 포함된 고분자와 용매는 빛을 통해 화학적으로 결합된다. 연구진은 빛을 통해 반응하는 고분자 물질과 용매 간 관계성을 규명, 고분자를 나노입자 크기로 만들어 자연 분산시키는 최적의 함량비율을 찾아냈다. 필름에서 발생하는 투명도 변화는 이 비율 덕분이다.

ETRI는 “인공적인 광량 조절 없이도 빛의 차단이 가능한 고분자 용액 개발에 성공해 투명필름을 만들 수 있었다”며 “고분자 필름을 잡아당길 때 생기는 고분자 사이의 공간, 즉 기공에 따른 빛의 굴절률 변화가 이번 성과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통과하는 빛의 양이 줄어들면서 투명필름이 불투명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고분자 필름은 신축성이 좋아 상하좌우로 늘렸을 때 바로 복원되지만, 기존 순수 고분자 필름은 기공이 생기면 탄력적 복원이 불가능하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필름은 5cm x 5cm 크기로 가시광선 파장별로 길이를 약 15~30%만 늘려도 빛을 100% 차단한다. 기존 유사한 성능의 필름 대비 수백 배 개선된 성능이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단순 기계적 자극만으로 광도 조절이 가능한 점도 획기적이다. 또한 이 기술은 국내 고분자 필름 제조업체의 일반 제조공정과 동일해 기존 장비로도 쉽게 제조할 수 있다.

신형철 ETRI 휴먼증강연구실장은 “본 성과는 필름 제조가 쉽고, 필름을 잡아당기는 정도에 따라 쉽게 제어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말한 뒤 “향후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되면 구역별 촉감을 다르게 해 시·촉각 정보를 통한 정보 전달 소재로 활용도 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