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그래핀을 안정적으로 분산시킨 새로운 투명 필름을 개발했다고 4월 9일 밝혔다. 이 필름은 빛의 세기에 따라 투명도가 변하는 특징을 갖고 있어 향후, 레이저 보호 장치, 스마트 광학 센서, AI 광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핀은 강도와 전기전도성이 뛰어나 차세대 혁신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는 그래핀이 서로 엉겨 붙는 문제 때문에 실제 산업에서 활용하기 어려웠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학적 분산제를 사용했지만, 이 방법은 그래핀의 성질을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웠다.
ETRI 연구진은 “새로운 그래핀 분산 광경화(光硬化) 콜로이드 조성물을 개발해 별도의 분산제 없이도 그래핀이 고분자 내에서 안정적으로 균일하게 퍼질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을 확보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그래핀 분산 필름 및 성형물을 간편하게 제조할 수 있도록 만든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그래핀 분산 콜로이드 조성물은 매우 안정돼 그래핀 침전 없이 1년 이상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또한, 빛(UV)을 이용해 이 콜로이드 조성물을 단단한 필름으로 변환하는 방식도 적용해 그래핀의 성질을 유지하면서도 가공이 쉬운 신소재를 만들었다.
ETRI 연구진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필름을 만들 때 콜로이드 조성물의 그래핀 분산용액이 고분자화해 필름을 형성하기 때문에 그래핀 콜로이드 조성물 모두가 필름형성에 사용되므로 공해물질이 발생하지 않아서 환경친화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존의 금형을 통해 찍어내던 방식 또는 고분자 용액 형태의 필름제조 방식과 달리 그래핀 콜로이드 조성물의 빛(UV) 경화를 통한 필름제조 방식이므로 연속 공정이 가능하여 대량 생산할 수 있어 상용화에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개발된 그래핀 분산 광경화 투명 필름은 그래핀 특유의 빛을 조절하는 성질, 즉 광학 비선형성을 활용해 광학, 전자, AI 분야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
ETRI 관계자는 “먼저, 강한 빛을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어 눈이나 장비를 보호하기 위한 레이저 센서 및 보호필름으로 활용하면 효과가 좋을 것으로 보이고, 아울러, 빛의 세기를 조절하고 변화를 감지해 더 정밀한 첨단센서의 제작이 가능한 스마트 광학센서와 AI가 빛을 활용한 연산을 수행할 때 활용하는 AI 광학소재 등에 적용할 수 있어 큰 기대가 된다”고 했다.
또한 투명하고 균일한 필름을 활용하면 고성능 디스플레이 및 광소자 개발에도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신형철 ETRI 휴먼증강연구실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래핀을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특히 광 관련 부품 및 AI 응용 기술 분야에서 혁신적인 소재로 자리 잡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