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CJ ENM이 OTT 서비스를 담당하던 티빙 사업부를 별도법인으로 분사한다. 지난해 발표한 JTBC와의 합작법인 설립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티빙 사업부를 분할해 주식회사 티빙을 설립한다고 3월 12일 공시했다. 신설법인의 발행주식 100%를 보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이다. 분할기일은 오는 6월 1일이며, 등기일은 6월 8일이다.
CJ ENM은 “분할 신설회사를 설립해 분할대상 사업부문이 독립적으로 고유 사업에 전념하도록 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지속 성장을 위한 전문성 및 고도화를 추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CJ ENM은 지난해 9월 종합편성채널인 JTBC와 OTT 합작법인 출범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각각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를 통합 서비스하는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하고, CJ ENM의 티빙을 기반으로 한 통합 OTT 플랫폼을 올해 초 론칭하기로 했다. CJ ENM이 1대 주주, JTBC가 2대 주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양사는 구체적 계약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과 JTBC의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국내 OTT 시장에도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CJ ENM과 JTBC의 합작법인이 SK텔레콤과 지상파의 OTT 플랫폼인 웨이브의 대항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CJ ENM과 JTBC는 그 동안 SK텔레콤과 지상파의 OTT 서비스 플랫폼인 웨이브에 참여하지 않고, 경쟁사인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등 SK텔레콤-지상파와 거리를 두는 행보를 보여왔다. 또 지난해 CJ ENM과 JTBC 합작법인에 대한 발표도 SK텔레콤과 지상파의 합작법인인 웨이브 출범식 다음날 바로 진행했다.
신규법인에는 KT나 LG유플러스가 참여할 가능성도 높다. KT의 경우 2월 6일 진행된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시즌은 오픈 플랫폼을 지향한다”며 “국내외 OTT 등 외부와의 제휴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달 초에는 ‘CJ ENM과 JTBC’ 월정액 상품이 KT IPTV 올레tv에서 출시됐다.
LG유플러스와의 협력 가능성도 있다. 자회사로 편입된 LG헬로비전(구 CJ헬로)은 과거 티빙이 운영했었다. 또 LG헬로비전은 오는 31일 기존 OTT 서비스인 스틱을 종료키로 했다. LG헬로비전은 “급변하는 OTT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 모색을 위해 3월 31일자로 스틱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U+모바일tv’로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CJ ENM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CJ ENM 관계자 역시 “티빙 신규법인은 필요한 경우 외부 투자 유치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 CJ ENM과 JTBC가 누구의 손을 잡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